타슈로 본 대전의 사회적 자본은 몇 점일까.
대전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애용하는 공용자전거 타슈가 지역에 형성된 사회적 자본을 보여주는 거울이 됐다.
누구의 간섭 없이 이용자가 자전거를 빌리고 이용 후 자발적으로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행위 자체가 사회적자본을 실천하는 체험의 장으로 손색없다.
그렇다면, 1100여대의 타슈를 운영하는 대전의 사회적 자본은 몇 점일까. 지난해 9월 이후 하루 2600명이 이용한 타슈에 분실이 한 건도 없었다는 점에서 합격점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타슈에 설치된 위치확인 시스템과 특이한 모양도 분실이 없었던 원인이겠지만, 더 큰 이유는 공공시설물을 독점하거나 훼손하는 게 결국 자신에게도 이롭지 않다는 정도의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타슈를 누군가 독점하지 않는 한 내가 필요할 때 언제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공동체 신뢰가 분실없는 타슈를 만들어온 것이다.
그렇지만, 타슈에 심각한 파손은 끊이지 않아 우리의 사회적자본 척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자전거를 험하게 다뤄 바퀴 고무가 찢어질 정도의 펑크가 나고 브레이크패드 파손까지 타슈는 상처를 입고 있다. 자전거에 발생하는 이러한 파손을 수리하기 위해 1년에 9000만원의 수리·유지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공용자전거를 험하게 다루는 시민의식 때문에 더 많은 곳에 타슈를 보급할 수 있는 예산의 상당액이 사라지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비단, 타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공원에 있는 의자와 운동기구, 도서관의 책과 책상, 도로의 가로수까지 함부로 다뤄져 자주 교체하고 수리하며, 예방에 많은 노력이 소요된다.
사회적자본을 키워 공공시설물에 애착을 갖는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공공시설물이 우리의 거울이라는 의식이 필요한 이유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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