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진학의 첩경으로 인식되는 특목고가 앞다퉈 생겨나고 있고 취업을 앞세운 특성화고와 자사고 등의 존재도 일반고로선 부담이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향후 1~2년 사이 시내 특목고는 2개교 더 늘어날 예정이다.
스타트는 과학영재학교가 끊는다.
2014년 3월 개교하는 이 학교는 학급당 15명씩 6학급 9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최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22.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학교 문을 열기 전부터 우수 학생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같은 시기 동신고를 전환해 설립되는 1과학고(가칭)도 학급당 18명씩 90명을 뽑는다.
외국어고는 정원 250명에 국가유공자 등 정원 외 10명 등 260명가량의 신입생을 매년 맞아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5년에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에 국제고도 문을 열 예정이다.
내국인과 외국인 자녀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이 학교는 학년당 6학급 150명 규모다.
2014~2015년 사이에 대전의 특목고 신입생 정원이 올해보다 240명 더 늘어나는 셈이다.
문제는 신입생 선발 시기다.
이른바 '전기'인 과학영재학교, 1과학고, 외고, 국제고는 매년 11~12월께 합격자를 최종 발표한다.
반면, 일반고는 '후기'로 이듬해 2월께 신입생을 받아들인다.
특목고에 미끄러졌거나 높은 내신을 노리는 일부 학생을 받을 순 있지만, 특목고에 대다수 우수 학생을 빼앗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특성화고도 대기업이나 금융권의 취업 강세를 홍보하며 학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일반고의 우수 학생 유치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생겨난 대성고, 서대전여고 등 자사고와 대전고 등 자공고도 일반고의 잠재적 우수 자원을 일부 흡수하고 있다.
대전 모 일반고 교사는 “올해 서울대 합격자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특목고와 일반고의 격차는 엄연히 존재하고 이같은 차이는 우수 자원이 얼마나 있고 없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크다”며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교사는 “전 정권의 고교 다양한 프로젝트로 특목고와 자사고 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일반고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교육부 차원에서 일반고 육성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제도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본보가 분석한 서울대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대전권 고교 가운데 특목고인 과학고와 외고가 14명씩 보내 가장 많았고 일반고 중에서는 충남고가 가장 많은 9명을 합격시켰다.
서울대에 한 명도 보내지 못한 일반고는 9곳에 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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