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측은 “은행들이 발생 비용을 넘어서는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지 꼼꼼히 보겠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권은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라며 반발도 만만치 않아 추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의 수수료 인하 생색내기 계속=관심을 모았던 금융권의 수수료 인하가 소리만 요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원이 최근 KB국민은행을 비롯해 SC제일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 11개은행의 지난해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분석한 결과 은행들의 이자ㆍ수수료 인하는 0.2%p 그쳤다. 오히려 이자와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곳도 있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1개 시중은행의 은행의 2012년 이자 및 수수료 총수익은 5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가량 줄어 감소폭은 0.2%p에 불과했다.
이자수익은 지난 2011년 53조5160억원에서 2012년에는 53조4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억원이 줄어 들어 감소율은 0.03%로 나타났다. 수수료 수익은 2011년 5조2190에서 2012년에는 5조1150억원으로 1040억원이 감소한데 그쳤다. 감소율은 1.99%다. 이 가운데 광주은행은 수수료 수익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7.4% 증가했다.
▲금융위 수수료 점검 방침=금융권의 수수료 인하가 소리만 요란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수수료 업무에 칼을 빼들었다. 금융위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전 은행의 여신과 수신ㆍ외환 수수료 전반에 대해 조사를 지시했다.
점검 대상은 중도상환수수료와 한도미사용수수료 등 그간 소비자 민원 발생이 집중된 수수료가 주요대상으로 금융권의 과다한 수수료에 대한 실태를 조사해 서민들을 위한 개선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오는 22일께 금융위를 비롯해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7개 주요 은행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할 방침이다.
이번 금융위의 정책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불합리한 수수료 이득이 서민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때문이다.
금융위는 우선 고객이 대출약정기간 도래 전에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집중점검하고, 고객이 한도 대출을 받고 한도만큼 대출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미사용 금액에 대한 수수료인 '한도 미사용수수료'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카드사 캐피털사 금리 인하 동참=금융당국이 각종 수수료 개선 조치에 나서면서 카드사와 캐피털사들이 자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금융권의 수수료 개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오는 6월부터 일시불 리볼빙서비스와 할부 금리를 기존 연 6.5~28.4%에서 연 5.8~24.90%로 할부 금리는 10.0~21.4%에서 4.3~19.1%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국민카드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 인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도 5월부터 현금서비스와 할부금리를 낮출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는 오는 7월께 리볼빙서비스의 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다. 다른 카드사와 캐피털사들도 금리 인하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금리 인하 움직임이 금융업계 전반의 수수료 개선 움직임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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