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청약저축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4.1 부동산 정책이 청약저축 가입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정치권에서 일부 수정안을 꺼내들고 있어 그만큼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향후 혜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줄어드는 청약저축 가입자에 3순위 전성시대 맞나=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월부터 가입이 시작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계좌수는 2009년 말 885만 계좌를 기록했다.
이후 2010년 말 1054만계좌로 늘어난 뒤 2011년 말 1123만계좌, 2012년 말 1176만계좌로 증가했다.
그러나 해마다 늘어난 계좌수를 살펴보면 2010년에는 169만계좌가 늘어났지만 2011년 69만계좌, 2012년 53만계좌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다.
도안신도시 분양에 이어 세종시, 노은지구 분양 등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1ㆍ2순위 통장 소진이 이어졌다.
이달 초 대우건설이 분양한 유성구 죽동지구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에도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희망자가 몰려들었다. 일부 평형대에서는 3순위에 오히려 수요자가 집중됐다.
전용면적 75㎡와 84㎡A 타입은 지난 3일 각각 1.06대 1, 1.05대 1의 청약경쟁률(1ㆍ2순위)을 기록했다.
3순위 청약이 마감된 4일에는 1ㆍ2순위에서 미달됐던 전용면적 84㎡B 타입과 84㎡C타입이 각각 10.07대, 1.5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측에서는 실수요자들이 몰렸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도 그동안 이어진 분양으로 청약통장이 다소 소진된 분위기여서 1순위 청약이 미달된 아파트에 대한 3순위 청약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수도권지역에서는 아예 미분양까지 기다린 후 통장 없이 청약이 가능한 4순위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며 “1순위 청약통장 소진과 함께 시장 침체가 청약통장 없는 아파트 계약을 불러오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국민주택기금업부 재개, 분위기 전환될까= KB국민은행이 이달부터 주택청약종합저축, 국민주택채권, 국민주택기금대출과 같은 국민주택기금업무를 재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980년대부터 국민주택기금 업무를 맡았지만 지난 2008년 수수료 문제 등으로 수탁기관 선정에 불참했다.
그러나 올해 초 다시 수탁은행으로 지정되면서 청약통장 접수를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또 다문화가구,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한부모가족 등 사회배려계층ㆍ다자녀가구 고객 7만명(선착순)에게 초입금 2만원을 지원하면서 공격적인 청약통장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 영향이 청약통장 계좌를 늘릴 수 있을지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1순위 청약통장이 크게 줄었으며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통장 자체의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부동산 거래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현재로서는 부동산 정책에서 제시한 세금 혜택과 관련, 개정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부동산 정책 변화에 청약통장 수요자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부동산 거래 면적 및 금액 규모에 따라 세금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단은 청약 순위에 따른 실리를 따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경 KB국민은행 대전PB센터장은 “현재로서는 청약통장이 금새 불이 붙듯 또다시 가입자가 갑자기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향후 부동산 정책이 확정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단 거래가 어느 정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며 지역의 경우, 가격 인상 폭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안되기 때문에 일단 실수요자들이 시장 흐름을 주시하면서 매매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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