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11일자 1면 보도>
유통업체 분류 대상에서 제외돼 별다른 규제 없이 사업자 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한데다가 정부 방침 또한 '규제만으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의 허점이나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대기업의 소위 '빨대전략'에 동네 소규모 상권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드러그스토어 점주들 또한 제살깎기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드러그스토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에도 인파가 몰리는 은행동과 둔산동,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12개 점포가 성업 중이다.
드러그스토어는 약국 기능에다가 헬스, 미용제품,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가공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 상권 적응력이 높다.
불경기 영향도 비교적 덜 받으면서 유통업체로 분류되지 않아 영업허가나 신고 등 규제에서 자유로운 장점을 갖고 있다.
이는 주력 상품인 화장품과 건강식품, 의약품이 경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데다가 사업자가 원하는 방향에 따라 상품 비중을 달리해 약국, 화장품 가게, 편의점 형태로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나 지자체들은 드러그스토어 확산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등 여러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부 방침이 '규제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다. 현재로서는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지자체는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편이다.
규제를 받지 않는 만큼 시장 규모가 날로 커져 대기업들은 동네 상권의 몰락을 아랑곳하지 않고 점포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일부 드러그스토어는 약국 기능을 배제한 채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편의점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점포 확대에 따라 영업점간 제살깎기 경쟁도 불가피하다.
A드러그스토어 매장은 인근 지역에 2곳이 경쟁하면서 매출이 이전만 못한 상황이다.
대기업들이 드러그스토어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 규모가 2007년 1000억원에 훨씬 못 미쳤지만 2011년에는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 규모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드러그스토어가 변형된 편의점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 편의점 업계 뿐 아니라 동네 슈퍼 등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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