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호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물관리센터 팀장 |
사실, 하천의 수질을 관리하는 일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어렵다.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너무 많다. 공장 폐수나 가축분뇨 같이 눈에 보이는 것 뿐 아니라, 하천유량, 수온, 일조량,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요소들이 수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올 봄의 하천수질은 예년보다 양호한 편이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환경부 수질측정망에서 최근 9년 간(2005~2009년→2012년→2013년)의 2월평균 클로로필-a 농도를 비교해 보았다. 한강 이포보 지점은 10.3→6.2→4.3㎎/㎥, 낙동강의 창녕함안보 지점은 85.5→112.6→29.5㎎/㎥, 금강 공주보 지점은 21.7→13.4→3.6㎎/㎥ 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예년에 비해 올해 봄의 수질이 좋아진 까닭은 무엇일까? 하천의 수질은 대체적으로 오염원과 유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오염원관리는 비교적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수종말처리장의 총인처리시설을 늘리고 개선하면서 지속적으로 수변경작지를 정리해 온 등의 오랜 노력이 좋은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하천유량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하천의 유량은 이를 관리하는 시설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이러한 시설로는 댐이나 다기능 보, 저류지와 농업용저수지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다목적댐의 역할이 가장 크다. K-water는 최적화된 댐 및 보 연계운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댐 유역에 대한 국지적 강우예측 기술과 과학적 물관리시스템을 융합해 활용한다. 또한, 전국의 댐과 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ICT 기술 등을 통해 정교하고 체계적인 물 관리를 시행함으로써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킨다.
2012년에는 104년만의 가뭄, 기록적인 폭염, 3회 연속 태풍 등 물 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K-water는 98.4억㎥라는 역대 최고의 다목적댐 저수량을 이루었다. 이 모두는 과학적 물 관리시스템과 밤낮 없는 노력 덕분이다. 아울러, K-water는 작년 겨울부터 이처럼 어렵사리 확보한 다목적댐의 물을 하천으로 흘려보내 왔다. 수질을 관리하기 위해서고, 유유히 흐르는 맑은 강을 위해서다.
올 2월을 기준해서 살펴보면, 낙동강(합천댐, 남강댐)의 방류량은 예년(31.4㎥/s) 대비 302%, 한강(충주댐)의 방류량은 예년(85.8㎥/s) 대비 147%, 금강(대청댐)의 방류량은 예년(33.9㎥/s) 대비 274%에 이른다. 상당히 많은 양의 물을 하천으로 흘려보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조건은 그대로 두고 방류량을 예년 수준으로 가정해 방류량 증가가 수질개선에 미친 효과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조류농도를 한강 15%, 낙동강 20%, 금강 40% 정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지속적인 오염원 관리와 더불어 충분한 환경개선 용수가 공급되어야만 효과적인 하천 수질관리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오늘날 다목적댐은 유유히 흐르는 맑은 강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계절에 따라 강수량의 차이가 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그렇다. 꽃과 나무와 바람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강. 우리의 다목적댐은 그 강에 생명의 기운을 북돋우는 든든한 동반자의 역할을 맡아, 훌륭하게 수행해 내고 있다. K-water도 하천유지용수의 여유롭고 지속적인 공급 등 선제적인 수질개선에 더욱 힘써 나갈 것이다.
때는 바야흐로 햇살 눈부신 봄. 개나리, 진달래, 매화, 벚꽃을 비롯한 온갖 봄꽃 흐드러진 강변을 걷고있는 시민들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아름다운 계절, 풍요로운 자연을 즐기는 이들의 가슴 한켠에 중소규모의 환경개선용수 전용댐 건설 등에 대한 보다 열린 마음과 슬기가 싹트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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