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에 지친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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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에 지친 당신에게…

  • 승인 2013-04-11 14:16
  • 신문게재 2013-04-12 12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미디어 시대. 볼거리의 홍수다. '이것만은 봐야 한다'는 영화가 차고 넘치는 세상. 흥행 1위의 작품들만 골라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게 대부분 직장인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화려한 블록버스터, 흥행영화들이 보여주는 비슷한 정서와 감흥이 다소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조금 덜 알려진, '진흙 속 숨은 진주'같은 영화 한편은 어떨까? 색다른 예술적 감흥으로, 실화의 감동으로, 주목받는 영화 2편을 소개해본다.



레오 카락스의 예술감성

▲홀리모터스='소년, 소녀를 만나다', '폴라 X', '퐁네프의 연인들'로 유명한 레오 카락스 감독이 13년만에 선보인 장편영화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고 젊은 영화상을 수상하며 최고 화제작이 됐다.

'홀리모터스'는 오스카(드니 라방 분)라는 한 남자가 하루 동안 겪는 9번의 다른 삶을 그리고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 CEO처럼 출근길에 오른 남자는 늙은 거지로, 모션 캡처 배우로, 미친 남자로, 또 자상한 아빠로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며 파리 곳곳을 배회한다. 리무진에는 변장을 용이하게 해줄 각종 분장 도구와 시나리오가 항시 준비돼 있고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비서가 늘 함께한다. 아홉 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전혀 다른 아우라를 발산하는 드니 라방의 연기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난해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많은데도 드니 라방의 뛰어난 연기가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는 평이다.



하수구에서의 420일… 감동 실화

▲어둠 속의 빛=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지하에서 약 420일 간을 생존한 11명의 유대인들과 죽음을 무릅쓰고 이들을 지켜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감동 실화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폴란드의 리버포. 가족의 생계를 위해 빈집털이와 하수구 수리공으로 생계를 연명하던 소하. 어느 날 그는 온갖 악취와 암흑뿐인 하수구로 잔인한 죽음을 피하기 위해 숨어든 유대인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들은 소하에게 비밀을 지켜달라며 돈을 건넨다. 이들을 신고만 해도 돈을 벌 수 있지만, 소하는 결국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칩거생활을 도와주게 된다. 그러던 중 마을에 누군가 유대인을 도와주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소하는 자신과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게 되고, 다시 조심스럽게 하수구로 걸음을 옮기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버트 마샬의 베스트셀러 '르보프의 하수구에서'를 각색, 영화화했다. 소설은 실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생존자였던 한 소녀의 증언을 바탕으로 완성됐다고 한다.

'토탈 이클립스' '카핑 베토벤'으로 유명한 여류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작품. 뉴욕타임즈는 “'쉰들러 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를 뛰어넘어 홀로코스트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 이라고 격찬했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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