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권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탄압책을 쓰는 한편, 유능한 신흥 관리를 많이 등용하고 명신을 적절히 등용하여 정치를 담당시켰기 때문에 천하는 그런 대로 태평했다.
그 무렵 측천무후의 유능한 신하 중에 누사덕(婁師德)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성품이 온후하고 관인(寬仁)하여 아무리 무례한 일을 당해도 그 자세에 흔들림이 없이 항상 똑같았다.
하루는 그의 아우가 대주자사(代州刺史)로 임명되어 부임하려고 할 때였다. 그는 동생을 불러 “우리 형제가 다 같이 출세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나, 그 만큼 남의 시샘도 크다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시샘을 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처신 하면 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물렀다.
그러자 동생이 “비록 남이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도 결코 상관하거나 화내지 않고 잠자코 닦겠습니다. 만사를 이런 식으로 사람을 응대하여 결코 형님에게 걱정이나 누를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동생의 대답을 듣고 누시덕은 다음과 같이 훈계했다. “내가 염려하는 바가 그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네게 침을 뱉는다면 그것은 네게 뭔가 크게 화가 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네가 바로 그 자리에서 침을 닦아버린다면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게 되어 그는 틀림없이 더 크게 화를 내게 될 것이다. 침 같은 것은 닦지 않아도 그냥 두면 자연히 마르게 되니, 그런 때는 웃으며 그냥 침을 받아 두는 것이 제일 이니라”라는 뜻으로 처세에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이 고사는 비굴하게 참는 처세술이 아니라, 출세할수록 더욱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어야 함을 의미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망각한 끝에 패가망신을 하곤 한다. 크게 되고자 하는 야망이 있다면 한번쯤 곱씹어 볼 일이다.
우리가 사는 환경은 아무리 옳다 하더라도 자기 입장에서 판단할 때 옳고 그름이 생기게 된다. 이런 때에는 자기 의견만 주장하지 말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타면자건(唾面自乾)같은 의지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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