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9ㆍ10일자 5면 보도>
지역 장애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일반학교에 다니는 상황에서 양측의 잦은 접촉에 따른 학교폭력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전의 특수학급 과밀도가 높고 특수교사도 태부족한 상황도 관련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유치원 초ㆍ중ㆍ고 장애학생은 모두 3150명이다.
이 가운데 고작 944명이 특수학교에 다니고 나머지 2206명(70%)은 일반학교에 재학 중이다.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편성된 장애학생은 1492명이며 714명은 일반학급에서 일반학생과 함께 지낸다.
장애학생과 일반학생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심하면 A중학교 사례처럼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것도 이같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더구나 장애학생들이 일반학생과 생활하다 보면 보복이 두려워 괴롭힘을 당해도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등 학교폭력 예방과 사후조치도 힘들다.
2011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초ㆍ중ㆍ고 9297명을 조사한 결과 12%가량이 장애학생을 놀리거나 따돌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장애학생은 일반학생 틈바구니에서 '위험한 동거'를 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대전 특수교육 인프라는 장애학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여건이 안 된다.
유치원과 일반학교 초ㆍ중ㆍ고 특수학급 255곳 가운데 92학급(36.08%)이 법에서 정한 정원을 넘긴 과밀학급이다.
특수학교도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립(혜광, 맹, 가원학교) 3곳과 사립(성세, 원명) 2곳 등 모두 5개교 162학급 중 77학급(47.53%)이 과밀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는 유치원 4명, 초ㆍ중 6명, 고 7명이 학급당 적정 기준으로 돼 있다.
특수교사 수도 모자라 시교육청은 정부가 할당한 교사 347명만으로는 장애학생을 관리하지 못해 기간제 교사 104명을 추가로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특수교육 인프라가 태부족하다 보니 일부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특수학교에 자녀를 보내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반학교 일반학급에 넣을 수밖에 없는 딱한 일도 벌어지기 일쑤다.
교육 당국도 이같은 점을 인지하고 있다. 대전 공립 특수학교 1곳 증설을 추진 중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특수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특수학교 1곳 증설을 계획으로 위치는 북부권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일반학교 특수학급 증설도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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