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토어는 약국 기능이 우선이지만 국내에 도입되면서 정작 약국 기능은 축소되거나 배제된 채 헬스와 미용제품, 가공식품과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편의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도 2009년부터 생겨난 드럭스토어는 인파가 몰리는 중구 은행동과 서구 둔산동, 대학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실정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나 CJ, 코오롱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드럭스토어는 대전에 12곳이 영업에 나서고 있다.
GS가 운영하는 '왓슨스'(Watsons)는 2곳(은행점과 둔산점), CJ가 운영하는 '올리브영'(Olive Young)은 8곳, (둔산점, 시청역점, 은행동점, 중앙점, 터미널점, 대덕점, 충남대점, 한남대점), 코오롱이 운영하는 '더블유스토어'(W-store)는 2곳(문화동점, 탄방동점) 등이다.
그나마 일부 업체는 약국 기능에 우선을 두고 피부나 생활건강 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수는 약국 기능은 축소한 채 헬스와 미용 관련 제품, 음료수나 과자 등 가공 식품류 등을 망라해 판매하면서 소규모 동네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롯데 역시 조만간 약국 기능을 뺀 롭스(LOHB's)를 개점시킬 예정이어서 대기업들의 드럭스토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드럭스토어가 기업형슈퍼마켓(SSM)이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 분류에서 제외돼 영업 신고나 허가 등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업장소만 물색한 뒤 사업자 등록만 하면 가능하다.
대전시나 각 구청에서도 지도 점검은 고사하고 영업점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시와 구청 관계자는 “드럭스토어에 대한 상황은 잘 모르지만 편의점의 경우 허가나 신고사항이 아니어서 드럭스토어 역시 마찬가지로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구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A(56)씨는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이 틈새시장 공략 차원에서 변형된 드럭스토어를 잇따라 개점시켜 동네상권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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