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으로 '상생의 길' 위기의 대학, 기업과 함께 뛴다

산학협력으로 '상생의 길' 위기의 대학, 기업과 함께 뛴다

'역량강화'위한 변화의 바람 거세… 강의실 수업현장실습으로 탈바꿈 현장경험 많은 교수진 대거 채용… 수익창출ㆍ인재육성 '두마리 토끼'

  • 승인 2013-04-10 16:56
  • 신문게재 2013-04-11 25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내놓은 '고등교육 충원율 전망'은 대학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직능원 자료에 따르면 2030년 고등교육기관의 학령인구는 41만명이다. 2012년(69만명)의 59.4% 수준이다. 결국, 대학이 2030년까지 입학정원을 대폭 축소하더라도 현재 대학의 20~30%는 '문을 닫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30년 학령인구 감소로 지금의 대학은 '변해야 산다'는 절명의 과제에 놓였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방안은 '산학협력의 활성화'다. 지난해 선정된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이하 LINC사업)도 대학 역량강화의 열쇠를 산학협력에서 찾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맥을 같이 한다. 산학협력은 반값등록금 등으로 수입원이 줄어든 대학의 새로운 수입구조를 창출하는 기회요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한남대 산학협력단은 ㈜차바이오메드(차병원그룹사)와 '혈당상승억제 효능을 나타내는 아르기닌 유도체 또는 이의 염을 포함하는 조성물의 제조방법'을 기술이전료 6000만원과 총매출액 1.5%의 경상기술료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역대의 산학협력은 지역기업과 지역 공공기관 등과 연계, 지역인재 양성으로 이어져 지역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본보는 대전ㆍ충남지역의 신 성장시대를 이끄는 대표적인 산학협력 대학 10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산학협력, 대학의 운명을 좌우=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속에서 산학협력은 대학 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촉매제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각 대학들은 산학협력활성화를 위해서는 학내 구조개혁 선행돼야 한다. 강의실에만 국한됐던 수업이 관련기업과 연계해 현장실습위주로 변해야하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주는 수업으로 커리큘럼을 개선해야한다. 이로 인해 정부의 대학평가 주요 지표인 취업률은 자연스럽게 제고될 수 있다. 취업률 높은 대학이 최고의 대학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산학협력으로 특성화된 대학은 지원자가 몰릴 수밖에 없다.

▲현장경험 중시되는 대학교수=대전지역 7개 대학들이 올 1학기 신임 교수 45명을 채용한 가운데 현장 경험을 중시하는 산학협력중점 교수 채용 비율이 커지고 있다. 충남대는 처음으로 산학협력 중점 교수 3명을 채용했다. 특히 올 초 채용된 신임 교수 가운데 최고령인 건축학과 교수는 1952년생(61)으로 학사출신이지만 현장 경험을 인정받아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채용됐다.

한밭대도 올 초 채용된 2명의 교수 모두 대덕특구 출연연구기관출신이다. 대전대도 65세인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원장 출신을 최연장자 교수로 채용했다. 지역 대학가에서는 산학협력중점 교수 채용과 관련, 정부의 대학 평가 지표 가운데 교수 확보율 개선과 정부 프로젝트 수혜를 위해서 해마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졸업생 취업을 높이기 위해선 산업체 경력을 갖춘 교수 채용이 불가피하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각 대학마다 몇 십억이나 몇백억 규모의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서는 정부 관료 또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 전직 대기업 임원들의 채용이 늘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이유로 50대 이상의 신임 교수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학교수 업적평가도 산학협력 중심으로 변화=그동안 교수들의 재임용ㆍ승진ㆍ승급 시 평가재료가 되는 교수업적평가도 연구실적 위주로만 설정돼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2011년 2월 신설한 산학협력국에서 '산학협력 촉진을 위한 교원인사제도 개선안'을 발표, 교수들이 논문실적 뿐만 아니라 산학협력 실적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지역대 교수들의 업적 평가도 교육영역, 연구영역, 봉사영역, 산학협력영역 등 4개 항목으로 이뤄진다.
목원대는 승진 소요 기간동안 학생 6명 취업실적과 학생 상담실적을 포함시키고 있다. 지역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창업선도대학사업에 선정된 한남대는 교원평가시 창업지도 실적을 점수화한다. 2011년 교과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DB 연계 취업통계 조사'에서 취업률 81.1%를 기록, '라'그룹 1위를 차지한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는 전임교원 채용 시 산업체 경력 3년 이상을 필수조건으로 포함하고 있다. 한기대는 '교수 현장연구학기제'를 운영, 교수들이 임용된 후 3~5년마다 한 학기 가량 산업현장에 파견돼 기술변화와 산업계 동향 등을 체험하고 학교로 돌아와야한다. 이 제도로 한기대는 비슷한 규모(졸업자 1000명 미만 '라' 그룹)의 대학 간 취업률 경쟁에서 수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역대 산학협력, 지역발전의 견인=지역기업, 지역정부, 지역 공공기관, 지역대학은 하나의 생태계로 구성돼 있다. 지역기업이 잘 돼야 지역대학도 발전하고 기업과 대학이 잘 연계ㆍ협력해야 지역이 성장하고 발전한다.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지역대학의 현실은 어떠한가. 등록금과 구조조정 문제 등 산적한 현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학령인구 감소,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 등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어둡기만 하다. 이러한 문제는 정치적ㆍ사회적으로 예민할 뿐 아니라 단기간에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대학 역량강화, LINC사업=지난해 LINC사업에 최종 선정된 대학은 모두 51개교다. 이 가운데 수도권 7개교를 제외하면 44개 대학이 비 수도권 지역대다. 이는 LINC 사업의 정체성이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대학 역량강화'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LINC 사업에 선정된 충청권 대학은 기술혁신형(충남대 등 3개교)과 현장밀착형(한밭대ㆍ건양대ㆍ우송대 등 8개교) 사업에 11개교가 선정됐다. 혜천대 등 전문대 3개교를 포함하면 14개교. 선정된 대학에는 대학 당 연평균 33억원이 5년 간 지원된다. 기술혁신형은 30억~50억원이, 현장밀착형에는 20억~40억원이 배정된다. 지원기간은 5년이지만, 2년 뒤 단계평가를 통해 계속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한밭대는 대덕테크노밸리 산학융합형 대덕캠퍼스 구축과 1ㆍ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 산학연계망구축사업, 산업단지캠퍼스지원사업, 화학소재상용화지역혁신센터(RIC), 지역연고산업진흥사업(RIS)등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을 추진 성과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우송대는 이번 사업 선정으로 앞으로 5년간 해마다 35억원씩 모두 175억원을 지원받는다. 우송대는 기업체와의 캡스톤 디자인(하나의 프로젝트를 실무에서 하는 것처럼 수행)과제와 창업교육ㆍ보육, 철도분야, 한식조리분야 등 기존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 창조경제의 성공, 산학협력 좌우=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의 최우선 가치인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한 융합형 산업을 각 산업분야로 확대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대학은 과학기술, ICT, 융합형 산업 등의 발전을 이끄는 인력을 배출하기 때문에 창조경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학내 산학협력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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