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서울말 - 지방사투리의 한 유형

  • 문화
  •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정동찬]서울말 - 지방사투리의 한 유형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 승인 2013-04-09 14:36
  • 신문게재 2013-04-10 21면
  • 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정동찬 국립중앙과학관 고객창출협력과장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고 한다. 말은 인류를 특징짓는 잣대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때로는 다른 짐승들도 나름대로 신호체계를 가지고 뜻을 전하고 받는다고 한다. 말을 통하여 문화가 형성되고 문화는 말을 통하여 공유하고 전달된다.

이러한 말은 변화를 거듭한다. 특정시대나 지역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모습을 띤다. 오래된 말이 있고 새로운 말이 있다.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말들이 새롭게 만들어 지면서 오래도록 지속되는 말이 있고 사라지거나 사라져가는 말도 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말이 정해져 있는가 하면 세계 사람들이 같이 쓰자고 약속한 말도 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현상이 적용된다. 서울말이 있고 지방에서 쓰는 사투리가 있다. 서울말과 지방사투리라는 말 그 자체는 사회적인 약속에 불과한 것이다. 말은 서울말이든지 지방사투리든지 말 그 자체일 따름이다.

우리나라는 서울의 현대 중류계급이 사용하는 말을 표준말로 삼고 있다. 표준말은 어느 의미에서 지방사투리가 사라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지방사투리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표준말인 서울말로 교정하는 노력을 하기도 하고 전문교정기관까지 생겼다고 한다. 과연 그것이 우리의 언어 발전과 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 보듯 뻔하다.

지금이야 교통이 발전하고 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사투리를 지키고자 해도 자연스럽게 희석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투리 교정까지 한다면 지방사투리는 더욱더 빨리 사라질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을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골 초등학교 고학년 수학여행은 서울이 필수였던 시절이 있었다.

서울에 친척이 있어서 방학 때 친척집에라도 다녀오면 '서울은 어떤 곳인가?'하는 호기심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여들어 서울에 대한 이야기, 특히 시골 사투리에 비해 독특한 억양으로 서울깍쟁이라고 여겨졌던 서울말을 들어 보려고 애썼다. 서울말 좀 해보라고 성가실 정도로 다그치기도 했다. 어쩌다 서울 억양의 말을 쏟아내면 신기해하면서도 모두가 배꼽을 부여잡고 웃어대곤 하였다. 서울말과 서울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모르던 시절이었다.

어떤 친구는 묻지도 않는데 서울갔다왔다고 서울말로 폼 내다가 비아냥을 사기도 하였다. 아무리 표준말, 서울말이라고 해도 푸근하고 정감 있는 지방사투리를 고이 간직해 갔으면 좋겠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