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세종시가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부동산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고, 지금도 아파트 전세가 등에서는 최고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는 얘기로 시작됐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물었는데, 뜻밖의 대답을 듣게 됐다.
몇년간은 호황이 예상되나, 2~3년 후에는 어떻게 될 지 판단하기 곤란하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일반적인 생각이라는 얘기다.
지난해까지 총리실을 비롯해 4900여명이 이전했고, 올해 4100여명과 내년 2200여명의 중앙 공무원이 이전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정부출연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과 국토연구원 등이 올해와 내년까지 3400여명 직원과 함께 이전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1만4600여명이 2014년까지 이전하게 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한 주택과 편의시설들이 지금 대규모로 건설 중에 있다.
그래서 건설업계는 이전이 확실한 수요에 대해서 의심을 하진 않으나, 그 이후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2월까지 총사업비 22조5000억원 중 43%가 집행됐고, 2015년까지는 전체적으로 70%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세종시는 당분간 인구유입과 자금집행으로 인한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다.
이후에는 민간 투자와 신규 고용창출을 통해 세종시 발전을 도모해야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부동산업계와 건설업계 등에서는 불안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시에 새로 편입된 지역들에 대한 기업투자 열기도 의아하다.
최근 편입지역에 있는 세종 LED 및 영상산업단지에 1조2000억원의 투자협약을 맺었고, 명학산업단지에는 삼성전기 등이 투자하기로 하는 등 기업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요즘과 같은 불황기에 이러한 기업투자 실적은 타 지역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다. 당초 기대하기로는, 편입지역의 경우 행복도시가 들어서는 예정지역의 반사이익에 기대어 활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예정지역의 성공이 편입지역의 활성화에 필수조건이라 여겼다.
그런데 예정지역에서의 기업유치와 민간투자 유치는 거의 없고, 편입지역만 활발한 상태여서 과연 세종시가 전체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나고 있다.
물론 편입지역의 투자유치를 통해 세종시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하는 전략수정도 가능할 것이나, 이는 당초 계획으로 봤을 때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그리고 편입지역의 활성화만을 통해서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세종시 건설의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지방 발전이라는 좁은 시각을 벗어나,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집중완화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편입지역과 예정지역이 같이 발전해야 할 것이다.
예정지역의 계획 목표 달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만, 세종시 전체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예정지역과 편입지역을 둘러싼 다양한 갈등에 대해서도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세종시와 행복청을 비롯한 핵심 기관에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해 예정지역을 중심으로 획기적 고용창출과 투자유치를 유도해야 한다.
편입지역의 난개발을 방지하는데 주력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예정지역에 새로 이전해온 주민과 편입지역의 기존 주민 간에 불거지는 갈등에 대해서도 단편적 접근이 아닌 세종시 전체의 장기적 발전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올바른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양보하고 장래를 같이 고민하는 접근법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금 세종시에 불고 있는 훈풍은, 전적으로 예정지역의 개발성패에 달려 있다.
예정지역의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모든 관련 기관과 주민들이 노력해야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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