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된 보호수 '생육환경'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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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된 보호수 '생육환경' 열악

수령 180년된 팽나무 재개발에 황무지에 방치 대전 130그루… 대다수 펜스 등 보호장치 없어

  • 승인 2013-04-07 17:22
  • 신문게재 2013-04-08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살아있는 문화재로 여겨지는 수령 수백년의 나무들이 관심 부족으로 일부 열악한 생육환경에 처했다.

동구 구도동에 수령 170년의 팽나무는 물류단지 재개발 속에 주변 나무가 벌목된 채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또 지역내 다른 보호수 대부분 밑동 주변에 보도블록으로 포장하거나 이렇다 할 안내문도 없어 생육을 어렵게 하는 환경속에 있다.

대전 남대전 IC인근에 조성중인 남대전물류단지에는 180년가량 된 팽나무 한그루가 황무지에 남아 있다.

동구 구도동과 낭월동 일원 55만9300㎡ 규모에 물류단지를 조성하려고 평탄화작업을 진행한 상태로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만 이렇다 할 보호시설 없이 남게 된 것.

서구 용문동 롯데백화점 옆에 있는 수령 180년 왕버들은 주변 높은 상가에 가려 햇빛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왕버들 가지가 주변 16m까지 벌어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으나 보도블록으로 촘촘히 다져진 바닥은 빗물도 스미기 어려웠다.

오랫동안 자라오면서 지역을 지켜온 나무중 대전시와 자치구가 130그루를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역 보호수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버드나무 등이 있으며, 서구 괴곡동 수령 650년 느티나무가 가장 웃어른으로 꼽히며 유성구 외삼동에는 보기 드문 수령 250년의 회화나무도 있다.

수백년간 마을을 지켜온 이들 보호수는 주민들이 안녕을 기원하는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소홀한 관심속에 일부 사라지고 있다.

유성 덕명동 유성CC뒤편에 위치한 470년 생의 소나무 4그루중 1그루는 2008년 고사해 베어졌다. 또 대덕구 비래동 수령 200년의 향나무도 고사하는 등 시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09년까지 보호수 14그루가 지정 해제됐다.

지정해제 대부분 병충해 방제가 늦어지거나 등산객 등의 인위적인 훼손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지역 대부분의 보호수에는 안내판이나 보호용 펜스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행정용어로 채워진 비석만 세워져 있을 뿐, 나무의 건강상태나 수백년간 주민 생활속에 어떠한 존재였는지, 나무와 관련된 구전설화가 무엇인지 안내하는 곳은 드물다.

'대전의 신목현황과 보존을 위한 제언'에서 충남대 박종익 교수는 “입간판을 통해 보호수 수목별 상세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제의가 있던 신목인지 구분해 이러한 전통을 보존하려는 지자체 차원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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