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재산권 행사 제한으로 피해를 입어온 지역주민들이 지구지정 해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여서 지역여론이 들끓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충남도와 황해경제자유구역청(황해청)에 따르면 황해청은 지난달 29일 인주지구에 1개의 업체가 사업제안서를 제출, 검증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내친김에 사업자 선정기간을 오는 6월까지 연장키로 결정했다. 사업자 선정기간 변경만 이번이 벌써 두 번째다.
황해청이 지역주민들과 약속했던 사업자 선정기간은 지난해 말에서 지난달 말까지로, 이번에 다시 6월 말까지 기간이 연장됐다.
이전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들 대부분이 자격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나, 최근 인주지구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투자금액 등 자격요건이 충분하고 신용평가 등급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함께 송악지구도 인주지구와 병행해 추진키로 하고 오는 6월 말까지 투자제안 업체에 대한 검증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구역 내 지역주민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사업자 선정기간을 연장해 향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주민들은 “당초 황해청이 약속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또 연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구지정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밀린 이자를 내지 못해 소유 토지가 경매에 처분되는 등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황해청이 어떠한 설명도 없이 기간을 또 연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일부 주민들은 황해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황해청 관계자는 “투자제안서를 받은 업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 사업자 선정 기간 연장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지역주민 설득작업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당진시청을 찾은 안희정 충남지사도 “송악지구 사업자 선정을 위해 2개 업체와 긴밀히 협의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8월까지 실시계획 설계를 마치지 못하면 사업이 무산된다. 그렇다고 미리 고민할 필요는 없다”면서 “지금은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