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관저동에서 둔산동으로 출·퇴근하는 김모(34)씨. 출근시간이 기본 40분을 넘고, 조금이라도 정체되면 1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도안신도시 등 개발로 증가한 통행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만년교 등 정체구간에서 운전자들의 꼬리 물기 등의 얌체운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김씨는 “이곳뿐만이 아니다. 대전 주요도로에서 자주 볼 수 있고, 출·퇴근 시간이 아닌 평소에도 목격할 수 있다. 교통문화 수준의 문제”라고 말했다.
대전의 주요 교차로는 출·퇴근은 물론 상습적으로 지·정체 현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의 대표적인 건 이른바, '꼬리물기'다. 상습 지·정체 교차로마다, 특히 출·퇴근 시간만 되면 벌어지는 꼬리 물기는 우리의 교통문화 의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차량을 소유한 운전자라면 한두 번쯤은 피해자, 가해자로 꼬리 물기에 나섰다 교차로에 갇히는 낭패를 경험했을 것이다. 경찰이 교차로 꼬리 물기 근절에 팔을 걷어붙인 것도 이런 이유다. 캠코더로 현장을 촬영하면서까지 얌체 운전자를 적발할 정도다.
대전은 2011년부터 꼬리물기 등 얌체운전에 대해 강력 단속했다. 2011년은 대전에서 5600건, 2012년에도 3833건이 꼬리 물기로 단속됐다. 올 들어 주요교차로 46곳에 현수막을 게시했고 전광판 1809곳, 전단 3150장, 서한문 1034장 등을 배포하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달부터는 대전권 주요 교차로 20곳에 캠코더 등 장비를 확보해 집중단속에 들어갔다. 꼬리물기를 저지르는 차량의 번호판을 집중적으로 촬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단속은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운전자들의 깨어 있는 운전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꼬리 물기가 횡행하는 건 결국, 시민의 의식문제와 연결됐다는 것이다. 자신만 지나가면 된다는 식의 행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남을 배려하는 교통문화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다.
의식 문제 이외도 교차로 신호등위치 조절, 앞 막힘 제어용 검지기 도입, 숫자 신호등 도입 등도 실질적으로 꼬리 물기를 줄이는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백기동 대전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내가 꼬리 물기를 하면 너도나도 못 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양보하고 배려 있는 교통문화로 사고예방, 원활한 차량흐름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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