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순]'가정폭력'은 뿌리 뽑아야 할 공공의 적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웅순]'가정폭력'은 뿌리 뽑아야 할 공공의 적

[기고]박웅순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 승인 2013-04-04 17:36
  • 신문게재 2013-04-05 20면
  • 박웅순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박웅순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 박웅순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 박웅순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 경찰은 '4대 사회악'의 뿌리를 뽑고자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따라서 전국의 각 경찰서마다 '4대 사회악 근절 추진본부'를 두어 운영함과 동시에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이른바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부정ㆍ불량식품'이라 일컫는 '4대 사회악'은 우리 개개인의 가정은 물론 사회전체를 멍들게 하고 나아가서는 국가의 미래마저도 암담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4대악을 공공의 적으로 보고 뿌리 뽑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4대 폭력 가운데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부서가 '여성 청소년계'이므로 가정 폭력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경기도 광주 초월면 지월리는 조선시대 홍길동전 작가 허균의 누이인 허난설헌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외도만을 일삼는 남편의 생활 태도가 끝내 바로 잡히지 않자 두 자식을 먼저 잠들게 하고 자신도 자결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무덤을 찾아가면 어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보낸 두 자식의 무덤들을 한쪽팔로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을 통탄했던 한 여인의 슬픔, 남자는 바람을 피워도 된다는 가부장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 외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가장일수록 가정폭력을 많이 휘두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일수록 돌발적인 분노 표출방법으로 또는 단기간의 문제해결수단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많은 데 스트레스가 높을 때는 35~38%, 중간인 경우 17~18%, 낮은 경우에는 2~8%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가정폭력의 원인으로 알코올 중독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경제적 생활고를 비관해 술을 마시다 보면 중독이 되고 중독이 되고나면 자신은 물론 가정까지 파괴되는 것이다. 술은 고통을 잠시 잊게 할 뿐 해결책은 못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 외에도 부부간의 탈선행위나 도박 등으로 해서 가정폭력이 발생하는데 가정폭력의 가장 큰 후유증은 가정파괴와 자녀들의 탈선으로 나타나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인 문제로 발전하게 되어 국가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부부간 폭력과 자녀들에 대한 학대는 법률적 보호에서마저 소외당한 폭력가정의 청소년들이 사회를 향해 분노를 폭발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낙숫물은 언제나 제자리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폭력을 당하면서 자란 청소년들은 부모의 폭력을 그대로 보고 자란다.

부모가 늙었을 때 그 폭력이 어디로 가겠는가?
얼마 전 신문기사에 보면 지난해 제주공항에 버려진 노인들이 960여 명이나 된다고 한다. 어찌 내 일이 아니라고 장담할 것인가?

어떤 엄마들은 교사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자녀들을 행복하게 해 주느냐고 질문들을 한다고 한다. 또한 대전교원시니어 직능클럽에서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모 학생은 투병중인 엄마를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오느라 자주 지각을 한다는 말을 들었다.

행복한 고민들이다. 부모는 자녀의 행복을 위해 걱정하고 자녀는 부모의 건강을 걱정하는 것. 이런 걱정을 하는 가정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행복한 사회이고 밝은 미래가 약속되는 것이다.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112나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 경찰서, 검찰청 등 수사기관으로 전화 또는 직접 찾아가면 된다. 피해자를 보호할 경찰관들은 늘 여러분 가까이에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신고한 사람에 대하여 불이익을 줄 수 없으며 사법 경찰관 또한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할 수 없는 비밀엄수의 의무가 있다는 것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