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한 설명에 따르면 창조경제는 아이디어의 창출, 그것과 기술의 융·복합, 또 그 기술의 사업화 전제를 기본으로 한다. 창조력, 응용력, 실천력이 버팀돌이 될 때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 염홍철 대전시장도 3일 언급했듯이 “특구 내에 건물 하나 지어놓고 센터 역할을 하는 개념”은 당연히 아니어야 한다.
다만 창조경제의 문패만 보고 실체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어설픈 감이 있다. 실물자산, 금융자산보다 지식자산이 강조되며 과학기술과 산업의 융합이란 면에서 대덕특구와 창조경제는 궁합이 잘 맞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국방벤처산업 등 정보통신기술 융합 산업 육성 구상은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동력 창출과 일치하는 대목이 많다.
대전은 또한 그동안 뿌려진 '씨앗'으로 유리한 여건을 선점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창조·선도형 모델은 대전에 상당히 친근한 개념이다. 거대복합, 첨단융·복합 등 대덕특구 기술사업화 노하우도 있다. 하지만 대덕특구를 전진기지로 만들려면 정부와 대전시가 추진하는 전략 사이에 차별점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단계별 선제적 대응을 하는 거야 나무랄 데 없지만 정부의 어젠다 설정과 엇박자를 내지 말라는 뜻이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에 치중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산업이다 보니 기존의 뿌리산업 육성 정책에 지장을 주지 않을지도 새로운 걱정거리다. 특히 '창조'에 매몰된 나머지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다른 사업과 혼선이 없도록 경계할 일이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 사업실현 방안의 갈래를 명확히 타는 게 급선무다. 대전시 역시 '창조경제 전진기지'에 대해 시민 누구나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답습할 이유가 없다. 정부 밑그림이 구체화되기 이전이고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 등에도 유의해야 하는 만큼 실행 모드는 차분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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