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
그간 우리나라는 가부장제 사회를 지나면서 우리네 아버지의 위상과 역할은 매우 컸다. 수렵사회와 농경사회를 거치고 노동력, 전쟁이 빈번했던 사회에서 남성의 힘은 중요하게 부각됐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양성 평등시대가 도래하고 여성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 마침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처럼 사회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앞으로의 사회는 더욱 핵가족화 돼 가정의 의미는 더욱 퇴색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본질과 그 해결책으로 가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부분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가족구성원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녀다. 어머니는 모성을 가지고 자녀를 한 없이 사랑하고 결정적인 순간엔 강한 본능으로 자녀를 감싼다. 아버지는 어떠한가? 자녀를 직접 낳고 기르는 수고를 하지 않았지만, 가정부양의 책임 때문에 항상 부담감을 느끼고 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직업이 아버지라고 한다. 아버지는 힘들다고 포기할 수도 없고, 자신으로 끝나지 않고 죽은 후에도 그 영향력이 자손으로 지속되기 때문이다. 우리 기성세대 아버지의 전형은 엄격하고 가부장적이며 권위적인 모습이었다. 사회는 크게 달라졌지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아버지의 가치관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세상의 아버지는 누구라도 어느 날 문득 깨닫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아버지 얼굴을 하고 아버지의 말투로 말하며 자신 아버지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부양의무만 다하면 아버지의 책임을 다한 것이고 밖에서 힘들게 일했으니 이제 집 안 일은 아내에게 맡겨두고 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지금의 아버지들에게 대물림된 것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급격하게 변하고 아버지의 역할과 책임도 새롭게 규정되고 있다. 돈 벌고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고 늦게 집에 귀가해 아이들 잠든 모습이나 들여다본 아버지가 어느새 사춘기로 자란 아이들에게 대접을 못 받는다고 불평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 시대의 아버지는 각자 가지는 아버지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달라져야 진짜 아버지다.
우선, 가정을 사랑으로 묶어 이끄는 것도 아버지의 몫이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자존감과 자신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성만 가지고 훈계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제 가슴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너는 잘 될 거야”, “너만 믿는다”, “너는 참 귀한 존재야”라는 자존감을 마음과 말과 행동으로 자녀의 가슴에 심어 주어야 한다.
두 번째로 아버지는 자녀의 롤 모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녀는 아버지를 그대로 따라 행동한다. 자녀가 힘들 때 최선을 다하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힘을 얻고 자신의 길을 힘내서 달려간다. 자녀는 아버지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아버지의 꿈과 비전만큼 자녀가 성장한다.
세 번째로 아버지는 가정과 자녀를 최우선시해야 한다. 우선순위에 가정을 먼저 두어야 한다.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 가정에 돌볼 것이 아니라 가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간배분의 지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한다는 말 전달하기, 시간을 같이 보내기, 선물하기, 포옹 등으로 의식적으로라도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일본의 한 만담가의 아버지는 “내가 웃으면 거울이 웃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웃어야 어머니가 웃고 아이들이 따라서 웃는다. 아버지들이 변해야 하고 그 존재감 회복을 위해 사투를 벌어야 한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살고 사회가 살고 국가가 산다. 달라져야 진짜 멋진 우리 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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