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을 나르는 것은 평지에서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높은 산등성이나 언덕길에서는 더욱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 지금도 깊고 높은 산중에 자리잡고 있는 절이나 성터의 무거운 돌들이 잘 쌓여져 있거나 산꼭대기에 석탑이나 정자 등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큰나무나 돌을 어떻게 이 높은 곳까지 날라다 쌓았을까? 신앙심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번쯤 하곤 한다.
이 수수께끼를 풀어줄 수 있는 운반수단이 바로 목도이다. 목도는 주로 산간지역에서 무거운 통나무나 큰 돌덩이 등을 옮길 때 쓰는 수단이다. 그런데 간혹 다른 나라 영화에서 보면 긴 장대 양쪽 끝에 바구니를 매달고 그 안에 물건을 넣어 나르거나 가지고 다니면서 팔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목도의 한 모습이다.
목도는 혼자 옮기기 어려운 무거운 물건을 밧줄로 꽁꽁 묶어서 통나무 장대 가운데 매단 뒤에 이를 나르는 기술을 체득한 사람들인 목돗꾼이 양쪽에 서서 어깨나 목 등에 통나무 장대를 걸치고 박자를 맞추면서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옮겨 짐을 나르는 일이다.
그런데 이때 서로 발을 옮기는 박자가 어긋나게 되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잘못하면 무거운 물건과 장대가 한꺼번에 떨어져서 목돗꾼이 다칠 수도 있다.
무거운 물건이라도 간단한 것을 그런대로 쉽게 옮길 수 있었지만 길이가 길고 무거운 통나무나 돌의 경우에는 여러개의 통나무 장대를 준비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밧줄로 묶은 다음에 양쪽으로 목돗꾼 여러명이 늘어서서 통나무 장대를 어깨나 목 등에 얹고 박자를 맞추면서 높은 산등성이나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무거운 짐을 옮기곤 하였다. 이때 누구하나라도 한 눈을 팔면 안되었다. 무서운 집중력과 협동정신을 필요로 하였다.
만약 한사람이라도 한 눈을 팔다가 실수를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경외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곤 하는 깊은 산속 통나무나 돌 구조물속에는 이렇듯 목돗꾼들의 애환과 기술이 서려 있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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