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이주공무원에 매달 20만원 지급 조례제정 추진

충남 이주지원비 제동 걸리나 안행부 '전남도청 등 사례없다' 신중론… 재의 요구시 무산 가능성 커

충남도가 조례 제정을 통해 이주비 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선 가운데 안전행정부의 제동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는 안행부가 관련 조례에 대해 재의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지만, 전남도청 이전 때에도 이주비를 지원한 사례가 없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일 도에 따르면 도청 이전 공무원에게 이주비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안을 오는 9일부터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번 조례안은 지난해 12월 말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생활기반을 상실한 이주기관 소속 공무원의 원활한 정착과 생활편의 시설 등 정주 여건이 취약한 신도시에 조기 이주정착을 위한 지원금의 지원 필요성 때문에 마련됐다.

지급 대상은 본청과 의회사무처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며, 직원 1인당 매달 20만원씩 올해 1월부터 내년 12월까지 2년간 지급된다.

이와 관련, 도의회에서도 도청 이전 공무원들의 경제적 형편을 감안해 의회 의결을 통해 하루 빨리 지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의회 통과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례안은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수개월째 무산된 상황에서 도가 꺼낸 마지막 카드나 다름없다.

그러나 안행부에서 재의를 요구할 경우 관련 조례안 제정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의 요구는 지방의회의 의결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판단되면 시도에 대해 주무장관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에 명시돼 있다.

따라서 조례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공포되기 전 안행부에서 재의를 요구하면 조례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안행부 측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조례를 만들어 이주비를 지원한 사례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광주에서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전남도청 역시 공무원들에게 이주비를 지원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도가 예산을 집행할 근거 마련도 없이 무리하게 관련 예산만 세워 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도는 올해 이주지원비로 31억4200만원을 편성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관련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를 하지 않길 바랄 뿐”이라며 “안행부에서도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이 이주지원비를 받은 만큼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