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동안 핵 내에 흩어져 있는 자이겐티아 단백질<위>과 밤동안 핵체에 모여 있는 자이겐티아 단백질. |
IBS(원장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는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단장 남홍길, 이하 연구단) 이 식물 세포핵 내의 단백질 집합과 해산이 개화 시기 조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식물노화·수명연구단 김유미 박사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식물의 개화시기 조절을 통해 수확을 앞당기는 길을 열어 지구촌 식량난 해결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로 세계 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장일(長日)식물인 애기장대에서 개화 유도 단백질인 자이겐티아가 핵 내에 골고루 퍼져 있거나, 단백질체인 해체에 모여 있는 두 가지 형태로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통해 김 박사는 낮에는 골고루 퍼져 있는 형태로, 밤에는 핵체에 모여 있는 형태로 자이겐티가 존재하는 것을 관찰했다.
▲ 남홍길 단장 |
자이겐티아는 생체 시계 활성을 조절해 개화시기를 촉진하는 유전자로 현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장 남홍길 박사가 1999년 찾아내 사이언스지에 발표했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결과는 낮이 긴 봄에는 개화가 일찍 이뤄지지만, 밤이 길어지는 가을에는 개화가 늦어지는 장일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자이겐티아를 포함해 다양한 생체 시계 조절 단백질들이 핵체를 형성하는 현상은 관찰됐지만 실제로 개화 시기를 조절키 위해 단백질이 핵체로 모이거나 반대로 흩어진다는 것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BS 남 단장은 “동 연구는 개화 조절 단백질의 핵 내 위치 조절이, 식물이 가지는 기존의 개화 조절 기작들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임을 밝힌 것”이라며 “이는, 식물 발달 및 생애주기 연구를 통한 식량문제 해결을 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는 연구”라고 말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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