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육성 골격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예고돼 왔다. 다만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양극화와 집중을 해결할 마지막 비전을 지방대 육성에서 찾겠다는 의지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당장 지방대 7곳의 수도권 이전 추진부터 중단시킬 일이다. 단편적인 지원은 해결책이 아니다. 퇴출 중심의 구조조정도 지방대 살리기의 처방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분석 자료로는 고위공무원단의 83.3%가 수도권 대학 출신이었다. 지역별로 세분하면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이 38%로 주류를 이룬다. 대전·충남 출신은 8%, 충북은 8.1%에 그쳐 지역 편중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대로는 지역 간 인재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될 게 뻔하다.
지방대 문제는 사회·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풀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역 인재 유출, 고질적인 학벌주의 타파를 위해서도 법 제정은 필수다. 실제로 고등교육 재정의 대부분을 지방대와 지역 소재 전문대 육성에 투입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따른 재정·회계 투명성은 강화하되 지역이나 대학별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 지표 설정이 선행되는 게 순서다.
또한 전공별 특성을 살려주고 연구·교육·산학협력 중심대학 등 여러 트랙으로 나눠 각각의 성과로 평가받게 해야 마땅하다. 대학과 지역특성화산업이 연계된 육성도 생각해볼 만한 방안이다. 지방대 육성은 지역발전의 핵심 고리라는 거대 담론 속에서 강한 동기부여와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앞으로 지방대는 생존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 단계까지 성장돼야 한다. 학벌 중시, 과도한 입시경쟁 등 우리 교육의 근본 결함 역시 지방대 문제 먼저 풀지 않고는 고칠 수 없다. 지방대를 살려내지 못하면 국가경쟁력이 위협받는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법 제정 등 지방대 해법을 제시하기 바란다. 지역균형발전의 큰 틀에서 지방대 육성을 중대 국정과제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