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해 대전시를 비롯해 4개 시ㆍ도가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과 관련해 공조에 나서면서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공조체계가 깨지면서 각 지역 상의들도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꺼리는 분위기다.
28일 대전시와 대전상의 등에 따르면 오는 5월 음성에서 열리는 '충청권상의 교류협의회'에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충청권 8개 상의는 지방은행 설립과 관련, 한 차례 논의를 가졌지만 일부 상의의 불참 등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었다.
이에 각 상의는 내부적으로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을 갖고 5월 열리는 교류협의회에서 재논의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상의는 4개 시ㆍ도가 공조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계가 섣불리 결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자칫 지자체와 의견을 달리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A상의 관계자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은 경제계뿐 아니라 민관 등이 힘을 모아야 할 부분”이라며 “각 상의가 합의를 이루더라도 지자체별로 공조가 되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방은행 설립은 경제계뿐 아니라 지자체 등도 함께하는 것이 최적의 상황”이라며 “누가 주도해 나가는 것보다 다 함께 필요성을 제기하고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각 상의가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지자체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으며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일부 지자체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관이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제계에서 주도해 나갈 경우 행정적인 지원 등을 뒷받침한다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지자체가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분위기를 띄웠다면, 올해는 경제계가 주도해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4개 시ㆍ도가 만나 공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전상의가 각 지역 상의에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과 관련해 설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권 등에서도 지방은행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지자체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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