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 2학기부터 자유학기제를 시범 도입하고 2016년부터는 전면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교육현장에서 혼선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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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견수렴이 없었고 짧은 준비기간에 과연 실효성 있는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28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자유학기제 시행과 관련한 사항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37개 학교를 지정, 2학기부터 시범운영한다. 2014~15년에는 희망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기로 했고 2016년부터는 전국 모든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유학기제를 적용할 학기는 각 학교장 자율로 맡기기로 했지만, 중학교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1학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특정학기를 지정, 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 탐색, 체험활동 등을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시험이 아닌 토론 또는 토의 체험 학습 중심으로 교과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업성적은 상대적으로 중요시되지 않은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도입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벌써 걱정이 앞서고 있다.
새 정책 실행에 따른 혼란이 불가피한 것이 문제다.
교사, 학부모 등 의견수렴이 부족했고 준비기간이 짧은데다 세부적인 실행계획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차인성 대전학부모협의회장은 “학부모는 물론 일선 교사들의 의견수렴이 부족,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의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정학기에 시험을 보지 않을 경우 학력수준 저하와 사교육 팽창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자녀 2명을 뒀다는 이 모(46)씨는 “솔직히 내 아들 딸을 명문대에 진학시키고 싶은 생각은 어느 부모나 매한가지인데 수개월 동안 시험을 보지 않는다면 자녀들이 학업을 등한시 할까 걱정된다”며 “공교육에서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사교육으로 만회하려는 부작용도 있을 것으로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올 2학기 자유학기제를 시범운영할 학교 후보군을 정해 교육부로 올린 상태지만 아직 세부계획이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교육과정을 수립하진 못한 상황”이라며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만큼 시행 초기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교육부가 지침을 정하면 이에 맞춰 일선 학교에 시달할 사안을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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