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
지방선거는 시도지사 선거가 그 중심에 있다. 전체 선거 분위기를 끌어가기 때문이다. 현재 새누리당의 대전시장 후보는 염홍철 대전시장과 박성효 국회의원에 이재선 전 국회의원 정도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국회의원이 대기하고 있다. 물론, 이상민 국회의원도 잠재적인 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충남도지사는 민주당 안희정 현 도지사에 새누리당에서 홍문표, 이명수 국회의원과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이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선거는 전현직 시장의 '리벤지 매치', 혹은 '리턴매치'로 주목을 끌었다. 이제 염홍철-박성효 두 후보의 대결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숙명의 라이벌처럼 인식돼 있다. 내년에 치러지는 대전시장 선거에서도 이들의 대결구도가 벌써부터 세간의 화제다. 하지만, 재대결이 성사되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당내 공천에서의 대결이 불가피해 졌다. 지난 선거에서 각각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과 자유선진당으로 출마했던, 박성효-염홍철 두 후보는 이제는 같은 새누리당 소속이다. 국회의원과 현직 대전시장이라는 신분상의 변동도 있다.
박성효 의원의 시장 출마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의 마음속에는 대전시장을 내년에 도전하지 않으면 안되는 부담감이 있는 듯하다. 1955년생으로 내년이면 만으로 59세가 된다. 실질적으로 다음 선거를 기약하기에는 내심 부담이 많은 듯하다. 이는 대부분의 다른 시장 후보들에게도 역시, 공통된 부담으로 작용할 듯 하다.
여기에 박 의원의 출마를 가로막는 걸림돌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점이다. 당내에서는 인천시장을 출마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학재 의원과, 장관으로 보직을 바꾼 유정복 의원의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따라 여타 다른 현역 국회의원의 운명도 달리 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분석에는 4월과 10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성공을 거둬, 원내 안정의석을 가져가야만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미리부터 서두른다고 될 일도 아니어서 인지, 이들 후보들은 아직은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충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이명수 의원이나, 홍문표 의원 등도 같은 심정일 게다. 이명수 의원은 박성효 의원과는 생일도 2월로 비슷하고 고등학교 대학교 동기동창이다. 행정고시 출신이라는 점, 각각 대전시와 충남도에서 행정에 잔뼈가 굵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아마 이들 두 사람은 공통의 닮은 길과 처지에 마음을 교류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된다.
지방선거에 앞서 4월 재보선에 도전장을 던진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부여ㆍ청양 국회의원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되면서 그의 역할에도 눈길이 간다. 벌써부터 이 전 지사의 국회의원 당선을 점치며, 당선 이후를 논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지사 출신에 3선의원이라는 무게 있는 중진의원으로서 그의 역할을 상상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도지사 시절 '강한 지사', '강한 충남' 등 강한 이미지를 심어온 이 전 지사였기에 그런 생각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세종시 수정론에 맞서 도지사직을 던졌다는 점은 원내 입성하기도 전에 다른 국회의원들로부터 견제의 대상으로 만들 수 밖에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가 재보선에서 국회에 입성할 경우 '충청맹주'로서의 모습이 '데자뷰'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 입장에서도 그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 대전ㆍ충남지역 새누리당 공천에는 강창희 국회의장과 김용환 상임고문에 이완구라는 새로운 구심축이 작동할 것이란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내년 지방선거는 어느 때 보다 섣부른 전망을 내놓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과거 지역정당을 포함한 3당체제의 선거구도가 이제는 양당대결 구도가 됐다. 하지만, 4월 재보선에 출마한 안철수 예비후보의 신당 창당여부는 가장 큰 변수다. 봄을 재촉하듯 꽃들이 앞다퉈 피고 있지만,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아직 만개하기가가 버거운 감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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