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역 대포차 강력 처벌규정 마련 '호소'

뺑소니 피해가족 진정서 제출… 정상 보험처리 요구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해 숨진 어머니와 대수술을 받아 병상에 누운 아버지로 인해 어린 삼남매가 고아 아닌 고아가 됐습니다.”

최근 발생한 천안·아산역 대포차 뺑소니사건의 피해 유가족들이 정상적인 보험처리와 대포차에 대한 강력한 처벌규정 마련을 위한 진정서를 각계각층에 제출했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후 9시 53분께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 천안아산역 앞 교차로에서 양모(53)씨가 신호를 무시하고 BMW 차량을 몰다 좌회전 중인 이모(37·여)씨의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 이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했고 보조석에 있던 이씨의 남편 배모(38)씨도 가슴과 왼쪽 다리에 심한 부상을 당했다.

이후 이씨 부부는 인근병원으로 옮겨졌고 이씨는 장 파열로 4시간에 걸친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반면 신호위반을 한 양씨는 교통사고 후 사고차량에서 내려 주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그대로 도주했고 가해차량 역시 대포차라는 이유로 경찰수사에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1개월여만에 용의자 양씨를 검거해 지난 11일 특가법(도주 차량)위반혐의로 구속했지만, 유가족에게 남은 건 피해 뿐이었다. 경찰조사결과 양씨가 대포차로 무면허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지만, 음주 여부는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양씨가 몰던 BMW차량은 서류상 소유주가 3년 전 중고매매상에 판매된 것으로 이후 대포차로 둔갑, 이후 4~5명의 다른 사람을 거쳐 양씨에게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포차 뺑소니 사건해결로 유가족은 정상적인 보험처리와 양씨의 진정한 사과를 기대했지만 되돌아온 건 무면허에 따른 보험처리불가와 양씨의 변명뿐이었다.

유가족 A씨는 “용의자 양씨는 119에 신고하기 위해 공중전화를 찾느라 현장을 이탈했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 위해 산에서 20여 일간 금식기도를 했다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관계기관에서 대포차에 대한 강력한 처벌규정과 단속을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