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우회 대전 서구의회 의원 |
그러나 기초의원들은 의정활동 과정에서 지역발전과 주민의 기대보다 소속 정당의 정치적 논리와 정략적 판단 그리고 의원 개인적 이해관계가 우선돼 자치단체장과 소속정당이 다른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이뤄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는 기초의회 원구성을 위한 의장단 선거 후유증 역시 정당공천제에 따른 일종의 폐해다.
지방의회 초기에는 없던 정당공천제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연계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공신력 있는 정당이 후보자를 검증하는 과정을 정당의 책임정치 실현을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부정적인 토호세력을 견제하고 함량 미달하는 기초의원 선출의 방지를 통해서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조기 정착하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정당공천제는 그 본래의 목적보다는 오히려 중앙정치 예속과 공천으로 인한 잡음, 원구성을 위한 의장단 선거에서 정당간 자리싸움, 고비용 선거구조 만연, 공천권을 행사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줄서기라는 부작용을 발생시키며 지역주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는 지난 5대 지방의회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6대 의회에서는 민주당 소속 기초의원들이 소속 정당으로부터 의장단 구성의 후유증 때문에 징계까지 받기도 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13일 안전행정부 장관도 장관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의회 및 단체장 선거에서 정당공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19일 새누리당 중앙당 사무총장은 이번 4·24 보궐선거에서부터 기초의회, 기초단체장 선거는 대선 때의 무공천 약속을 우선 지키고 앞으로 민주당과 함께 관련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 기초의회 의장단 협의회와 전국의 기초의원들도 지난 7년간 10여차례 이상 전국 집회와 성명을 통해서 기초의회 정당공천 폐지와 소선거구제로의 환원 등을 주장해 왔고, 25일에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정당공천 폐지 토론회에서 공천제도 폐지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주 중도일보 사설에서도 기초의회는 지역을 위한 생활정치이기에 진정한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기초선거에서는 정당공천 폐지가 해답이라고 지적했다.
본인도 지난 세월 수차례에 걸쳐서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과 진정한 지방자치 구현을 위해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또 지난해 7월 기초단위 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와 소선거구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광역시 특별시의 경우는 기초의회를 폐지하고 광역의회를 보강해 변화된 이 시대에 걸맞은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자는 성명서까지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이 문제에 대해 중앙정치권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모두 공감하고 정치쇄신공약으로 약속했지만,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특정 모 국회의원과 몇몇 기초의원의 입에서는 정당공천 폐지를 반대하는 주장까지 나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생활정치를 하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폐지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럼에도,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협조를 할 수밖에 없는 기초의원들의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인색한 것 역시 현실이다,
다시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이때 이제는 국민을 더 이상 속일 수는 없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 지역 주민을 위한 진정한 의회가 될 수 있도록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올해는 해를 넘기지 말고 폐지해 줄 것을 중앙정치권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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