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토덴회퍼는 모험으로 가득 찬 인생 경험을 2000년이 넘는 동서양 윤리학과 접목하고 있다. 그는 다루기 쉬운 경구 형식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탐구하고, 질문하고, 자기비판하며 간결하게 표현한다.
그는 유머가 풍부하고 흥미진진하며 때로는 설득력 있는 솜씨로, 자서전 형식의 다채로운 일화를 인류에 대한 커다란 질문과 연관시킨다.
그는 자신도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용기 있게 자신의 성공과 행복, 실패, 유약함을 본보기 삼아 이를 독자와 공유하면서 도덕적인 지침을 말한다. 시종일관 유머러스함과 침착함, 관용이 묻어난다. 신뢰의 태도를 유지하며 동시에 이웃을 외면하지 않으려 애쓰는 인간들을 다룬 이 매혹적인 여행보고서는 독자로 하여금 인간 내면에 장착된 윤리적인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새삼 일깨운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과 그에 덧붙인 소크라테스, 에픽테토스, 세네카, 니체, 아우렐리우스 등 유명 철학자들의 경구는 '난 지금 어떤 생각으로 살고 있지?'란 성찰과 깨달음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한 울림을 준다.
위르겐 토덴회퍼의 삶의 궤적을 따라 쓰인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자유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격이 다른 따뜻한 보수주의자의 풍모를 느낄 수 있다.
위르겐 토덴회퍼 지음/오공훈 옮김/피플트리/364쪽/1만5000원.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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