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이 표현의 자유에 이어 알권리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재판이 대전에서 연이어 열려 결과가 주목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VS 표현의 자유' 논란을 일으켰던 '다카키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엔 공선법이 알권리 보장과 2라운드를 시작한 것이다. <본보 22일자 5면 보도>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림) 심리로 26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대표인 최모(52)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세종참여연대 대표이자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세종시민주단체연대회의 대표인 최씨는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기간인 12월 7일 선거구민에게 '이해찬 발의, 세종시 설치법 정부·여당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 중'이라는 내용의 인쇄물을 1만부 배포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다.
검찰은 공소 이유에 대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해당 후보에게 직접 묻거나 지역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며 “그런데 유인물을 제작, 배포한 건 여당 후보를 뽑으면 세종시특별법이 지연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알권리가 목적이라면 굳이 선거 직전에 할 필요는 없다. 개인이 아니라 지역을 위한 행위는 인정하나, 유권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징역 8월을 구형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는 2010년부터 시민단체 활동을 해왔고, 당시 최대 현안인 세종시설치특별법 개정안이 정부·여당의 반대로 국회에 계류 중이었다. 시민단체 대표로서, 연말 국회 통과 촉구를 위한 행위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선거 시기와 맞물렸을 뿐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동은 아니다”며 “연말 국회 통과를 앞둔 중요한 때 선거 때문에 지역 최대 현안과 관련한 활동을 제한하는 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세종시는 아직 작은 동네다. 고령층이 많고 아직은 농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개정안이 중요한지 모르는 주민이 많다”며 “시민단체의 사명감과 의무감으로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선고일은 다음달 11일 오후 2시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선거기간 노상에서 '일본 천황에게 혈서로 충성맹세. 독립군 토벌한 만주국 장교. 다카키 마사오 그의 한국 이름은'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든 김모(27)씨에 대한 선거법 위반 공판이 제11형사부 심리로 열렸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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