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건축물과 도로 건설 등 양적인 하드웨어 성장을 넘어 질적인 소프트웨어 구축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
의료ㆍ교육ㆍ상업ㆍ문화ㆍ레포츠 등 소프트웨어 충족은 곧 자족성 강화를 가져오고, 이는 다시 인구 유입을 촉진해 궁극적으로는 2030년 명실상부한 명품 세종시로 도약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지역ㆍ단체 이기주의는 질적 소프트웨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균형발전과 행복도시의 선 성장 가치가 충돌하면서 드러난 딜레마가 대표적이다.
행복도시(예정지역)는 2030년까지 국비 22조5000억원 투입과 함께 인구 50만의 명품 도시 도약을 목표로 출발했다.
선 성장을 통해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가치를 실현하면서, 성장 파급효과를 주변에 파급한다는 구상을 담았다.
하지만 세종시가 행복도시를 넘어 연기군 전체와 공주ㆍ청원 일부를 포함해 출범하면서, 내부적인 균형발전 가치가 새로이 고개를 들었다. 세종시 및 시교육청 신청사 착공과 함께 한풀 꺾였지만, 조치원 등 북부권 이전 재검토 주장이 아직까지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다.
첫마을 학교의 스마트 교육 도입을 둘러싼 외 지역 학교의 교육격차 우려 등 문제제기도 같은 범주다.
최근 충남대 및 서울대병원 유치 과정에서 보듯, 시와 행복청간 성과 경쟁도 여기서 파생됐다.
중앙 호수공원 활용 및 각종 공공시설물 이관 시기 등에 대한 이견도 같은 유형이다.
충북 오송과 세종, 대전 반석을 오가는 택시 요금 문제도 해소돼야할 문제다.
현재 오송역에서 세종시 첫마을까지 택시요금은 미터 기준으로 2만5000원(소요시간 약 27분)이다.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KTX 일반 성인 기준 요금 1만7200원(약 47분)보다 비싸다는 점이 아니러니한 모습으로 다가올 법하다.
청원군 택시라도 타면 할증요금이 더 붙는다.
차로 약 12분 거리인 반석역과 첫마을간 택시요금도 1만2000원이고, 때에 따라서는 더 높은 가격을 적용한다.
대전과 세종, 충남ㆍ북 택시업계의 생존권 문제와 함께 지역 이기주의가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에 파생한 현상이다.
미래 세종시 교통수요상 타당성을 지닌 KTX 용포역 신설 여론이 제기될 때, 충북이 발끈하는 점도 이에 기반한다.
세종시의 블랙홀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 같은 현상과 궤를 같이 한다.
말로만 상생협력이 아닌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공유 및 광역 경제권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결국 피해는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등 새로이 정착한 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예정지역 선 성장 후 주변지역 파급이라는 대원칙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하지만 여러 지역과 단체간 얽힌 이해관계로 인한 균형발전 목소리도 외면할 수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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