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재형저축 출시 후 시장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이처럼 최근들어 재형저축 가입 열기가 식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재형저축 출시 첫날 가입자 수는 29만여명에 달했지만, 21일 5만여명이 가입해 3주 만에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25일 금융권과 당국 등에 따르면 재형저축 열기가 초반과 달리 주춤하며, 가입자 수 또한 주는 추세다.
이는 재형저축 출시 초반 시중은행들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금융당국의 제재와 세무서와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 접속자가 몰려 업무에 차질을 빚은 상황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가입자가 주춤하는 이유는 기존 가입자와 달리 가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재형저축 가입을 위해 꼼꼼히 체크 하는 등 타 상품과 비교해 큰 혜택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들이 4.5~4.6%의 높은 금리 안에 우대 금리 적용과 3년 후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재형저축 가입에 큰 장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급여이체와 카드사용 등을 해야 하는데 0.1% 금리를 더 받기 위해 이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며 “우대 금리를 제외한 재형저축 금리는 3년 만기 적금과 비교해 큰 혜택이 없는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 또한 “재형저축 출시 당시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내세워 홍보해 관심을 가졌지만, 3년 후 금리가 변동된다는 소식에 고민을 하고 있다”며 “7년을 유지하더라도 금리가 낮아지면 혜택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좀더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 또한 18년 만에 재형저축이 부활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이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혜택 없음을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권은 재형저축은 타 상품과 달리 가입조건이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인 개인 사업자로 구분돼 현재는 실수요자만 가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폐지된 장기주택마련저축과 달리 재형저축은 가입대상이 특정으로 정해져 있어 신규 가입자는 줄고 있지만, 실수요자의 가입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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