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완]군(軍)사(師)부(父) 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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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완]군(軍)사(師)부(父) 일체

[시사에세이]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승인 2013-03-25 13:46
  • 신문게재 2013-03-26 20면
  •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필자가 평소에 존경하고 많은 것을 배우는 분이 같은 학교에 있다.

평생의 좌우명으로 나와 주위 분들에게 군(軍)사(師)부(父) 일체를 말씀 하신다. 말씀의 맥락을 보면 앞의 군(軍)은 주군을 의미하는 임금 군(君)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분이 말씀하시는 군(軍)의 의미는 군에서 함께했던 상관이나 전우를 의미한다. 군에서 동고동락하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상관이나 전우를 의미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군복무 시절 모셨던 멋있고 아버지 같은 느낌을 주셨던 아름다운 상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북한에서 벗어나 우리 대한민국의 육군장성으로서 훈련소의 지휘관을 역임하셨던 분이다. 지금의 논산에 위치한 훈련소의 소장이셨다.

지근에서 당번의 역할, 글을 써드리는 참모의 역할, 때로는 아들과 같은 역할을 하며 모셨던 한 노병을 이분은 잊지 못한다. 소장님의 군인으로서 고귀함과 존경 그리고 장성으로서의 지니고 계셨던 용기를 이야기 하신다. 80이 넘은 나이 이지만 정정하셔서 지금도 자주 안부도 묻곤 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

만남의 시작은 한문을 알고 쓸 줄 아는 병사를 찾고자 하는 훈련소장님의 계획에서 시작 되었다.

아주 우연이었지만 인연으로 발탁이 되었다. 그와 같이한 시간으로부터 생겨난 존경심을 평생 지니고 있다.

무엇이 한 젊은 병사로 하여금 군복무 시절 모셨던 상관을 통해 경험되었을까? 무엇이 군에서 함께했던 상관에 대해 부모와 스승과 더불어 동등할 정도의 존경심을 갖게 하였을까? 군(軍)사(師)부(父) 일체를 들을 때 마다 필자는 이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분에게 듣는 이야기를 요약하면 군의 상관으로서 지니고 계셨던 “용기있는 군인의 모습”을 존경하고 계시는 것으로 생각된다.

부하를 내 몸과 같이 생각하는 참된 상관, 눈치를 볼만도 한 시대였지만 외부환경에 동요 없이 자신의 부대를 지휘했던 지휘관, 자기 출세보다는 소신을 지키고자 했던 지휘관, 물질에 욕심을 갖지 않았던 청빈한 군인. 지금의 시대에 자주 볼 수 없는 군인으로서 용기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부하를 위해 자기 몸을 던지는 것도 용기의 산물이고, 먹고 살 만큼만 지니고 사는 청빈함도 진정한 용기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것보다 더 큰 군인으로서의 용기는 지휘관 자신보다 더 힘 있는 사람들로 부터 자기 자신과 부하들을 지켜 낼 수 있는 군인의 모습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존경받는 이분은 아마 이런 분이셨다고 생각된다.

최근 여러 청문회를 마주 하면서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늘 듣는 군(軍)사(師) 부(父) 일체의 의미와 군인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두달전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한 군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느 군의 고위장성을 지냈던 분의 가족이 남편의 재임시절 정비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평소 운전하던 프리이드 승용차 수리를 위해서였다. 검사결과 프라이드가 너무 낡아 수리보다는 새 차를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조언을 했던 당사자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이 지금까지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국민들은 다른 나라 국민들과 다르게 군복무라는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군복무 시절 누구를 만났는가 하는 경험은 각자의 인생에 큰 영향을 받기도 한다. 남자라면 반드시 주어지는 군복무 기간 중 그 지휘관을 배운다.

진정한 용기를 지닌 지휘관을 배운 청년들이 우리나라를 짊어진다면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제가 모시고 있는 이분은 군복무시절 만났던 진정한 용기의 상관을 통해 국가와 군에 대한 존경심을 늘 갖게 되셨을 것이다. 그 결과 지금도 국가를 위한 헌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으며,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 군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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