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는 이날 한 시간 소등으로 어린 소나무 112만 그루 이상을 심어야 가능한 전력 절감 효과를 거뒀다 한다. 대전시의 경우 25년생 소나무 1300여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몇 년간의 '어스아워' 운동, 즉 전등 끄기 행사가 자발적 생활 속 실천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이색적 이벤트에 그쳤던 점은 한계라 하겠다.
이는 에너지 절약이 캠페인이나 관념 속에 머물러 있었던 탓이다. 이번에 치러진 어스 아워를 기점으로 시ㆍ도 또는 시ㆍ군ㆍ구별 에너지 절약 대책반을 가동해 절약운동을 지속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전력 수요 불안 극복과 환경오염 방지에 최상의 방법은 절약이다. 에너지 절약만이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확대도 지역에서 시작되는 게 좋다.
각 자치단체는 전 세계 150개국 안팎에서 참가했다는 전등 끄기가 일회성이 아닌 탄소배출량 감축에 도움을 주는 녹색생활 실천 사업으로 발전돼야 한다. 기업 참여를 더 늘리고, 대학을 예로 들면 친환경 저탄소 그린캠퍼스를 조성하는 등 전 사회 분야로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해마다 하ㆍ동절기면 전력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몸살 겪는 현실에서 특히 절실한 것이 절전대책의 실효성 높이기다. 2010년 기준 8년간 국내 전력 소비 증가율은 5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 9.1%보다 훨씬 높았다. 지역별 순환적 정전 등 정전대비 훈련, '차 없는 날' 등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반짝행사로는 에너지난을 해결할 수 없다.
물론 이 같은 전기에너지 절약 실천 경험을 나누고 확대하는 일이 어느 정도 도움은 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전력 소모 감소 운동과 안정적인 전력 생산 증대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전등 끄기 행사 이후 현실성 있는 대책을 세우는 한편 내년에는 보다 많은 기업체와 단체, 시민의 동참을 유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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