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카페에서는 손님을 상대로 응대가 가능했던 경증 장애인 고용이 위주였다면, 건강세차장은 대화가 불가능하더라도 집중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장애등급이 다소 높은 장애인들도 포함된다.
이같은 사회적 기업은 2년전 염홍철 대전시장이 일본 삿포로 시를 방문한 이후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아이디어를 제공해 만들어졌다.
당시 세차장도 건의했으나 관련법 등의 문제로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가 '연리지 장애가족협동조합'을 설립해 세차장 사업을 시에 제안해오면서 청사에 가칭 건강세차장이 들어서게 됐다.
시는 당초 청사내 주차장 3면 정도에 조립식 간이숍을 설치해 친환경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친환경세차는 자동차 1대 세차시 물사용량이 50~100㎖에 불과하며 초음파 에어 세차로 오폐수를 발생시키지 않아 폐수정화시설이 불필요하다.
건강세차장 설치를 위해서는 공유재산 관리법을 비롯한 주차장법, 지구단위계획 등 모두 7가지의 관련법을 통과해야 한다. 우여곡절끝에 시는 지하 주차장에 2~3면의 주차면을 활용해 건강세차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세차장을 위탁 운영하게 될 장애가족협동조합은 최근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협동조합 인가를 받았으며, 대전에서는 첫번째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세차장은 다음달 둘째주 문을 열 계획이며, 직원은 발달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1명 등 모두 5명이다.
세차장에서 근무하게 될 장애인들은 전문대학 과정을 마쳤으며, 조치원의 '두레마을'이라는 사회적기업에서 직업훈련을 하고 있다.
건강세차장은 시청을 시작으로 건강카페와 같이 여러 관공서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중증 장애인들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거점이 될 전망이다.
최명진 연리지장애가족 협동조합 대표는 “취약계층의 취업과 고용을 무조건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오랜시간 준비했고, 노력을 통해 여건을 마련해 요구하는 만큼 장애인들의 고용확대를 위한 기회 자체를 달라는 것”이라며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규성 시 일자리 특별보좌관은 “제2의 건강카페와 같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고유의 목적이 있지만, 관련법 해결을 위한 과정이 힘들었다”며 “관련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만큼 큰 호응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카페는 2011년 시청 1호점을 시작으로 동구청, 한밭수목원 등 현재 대전전역에 12호점이 운영중이다. 건강카페는 타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등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공헌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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