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인프라 부족' 살기힘든 외딴섬

세종시 '인프라 부족' 살기힘든 외딴섬

환경ㆍ교통ㆍ안전 등 기대치 이하… 명품도시와 거리감 도심곳곳 공사판ㆍ밤 11시면 암흑도시로 '불안 팽배'

  • 승인 2013-03-24 16:02
  • 신문게재 2013-03-25 1면
  • 백운석 기자백운석 기자
●세종시 이젠 소프트웨어를 채우자- 1. 외지인들이 본 세종시

<글싣는 순서>
2. '명품 세종시' 걸맞은 시민의식
절실
3. 지역ㆍ단체 이기주의 버려야
4. 문화ㆍ예술ㆍ상업ㆍ유통 인프라
확충을
5. 범죄 사각지대없는 안전도시
언제쯤
6. 명품 스마트교육, 불안한 출발
7. 대안은 무엇인가(전문가 의견)


지난해 7월 세종시 출범과 함께 첫마을 2단계 입주가 시작되고 연말 정부세종청사 1단계 이전이 완료되면서, 세종시 인구유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는 수도권 등 외지인들에게 부푼 기대감과는 달리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도시형성이 제대로 안돼 그들로선 불편한게 한ㆍ두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지역이기주의까지 만연되면서 외지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건축물과 도로 등 하드웨어 구축은 일정 궤도에 오른 반면, 문화ㆍ상업ㆍ웰빙ㆍ시민의식ㆍ안전ㆍ환경ㆍ교통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러운 게 없다.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부실한 탓이다. 시민의식 또한 특별시로 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본보는 외지인들에 비춰진 세종시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세계적 명품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개선점과 후속 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 “요즘들어 이사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과 인프라 격차가 너무 커 생활하기가 불편해요. 물론 신도시라서 일정부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여기면서도 적응하기 쉽지 않네요. 이런 줄 알았으면 차라리 동료 직원들처럼 1년 정도 통근버스로 출ㆍ퇴근을 하다 이사 올 걸 그랬어요. 시민들 의식구조도 그렇고요.”

지난해 11월 세종시 첫마을로 이사한 정부세종청사에 근무하는 이모(46ㆍ여)씨는 “세종시로 일찍 이사온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세계적 명품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가 출범 8개월여가 지났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한 해소 대의를 등에 업고 2030년 50만 인구의 세계적인 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

그러나 외지인들이 본 세종시는 여전히 '외딴섬'이고 '행복도시'와 거리가 멀다. 외지에서 온 이주자 대부분은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충남, 공주 등 비교적 정주여건이 잘 갖춘 도시에 살던 이들이다. 2만여명을 넘어선 세종시 첫마을 인구 중 3000명 가량은 중앙 공무원이다.

하지만, 세종시는 그들이 살아오면서 누린 생활환경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걸음마단계 수준에 불과하다.

다양한 계층과 지역, 연령을 아우르는 주민 화합 소프트웨어가 턱없이 부족하고, 지역 이기주의는 여전히 만연해있다.

음식점 등은 독과점 양상을 띠며 '배짱영업'을 하고 있고, 택시 요금도 상식선을 뛰어넘고 있다.

오송역과 서울역간 KTX 일반실 요금이 1만8500원인데 반해, 오송역과 첫마을간 택시요금은 3만원을 넘는 아이러니가 이를 뒷받침한다. 물가 역시 도ㆍ농 복합도시 특성을 담아 저렴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경쟁 입찰방식으로 공급된 첫마을 단지 내 상가 매입 또는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는 물가를 수도권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BRT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중심도시를 지향했지만, 배차간격 불규칙과 대기시간 증가, 선택폭이 좁은 첫차ㆍ막차 시간, 비좁은 차량 도로 등 교통서비스 는 여전히 수준 이하다. 퇴근 후는 물론이고 주말 문화ㆍ여가ㆍ레저ㆍ쇼핑 활동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리도 제대로 모르는 외지인들에게는 세종시는 마땅히 갈곳이 없어 '외딴섬'일 수밖에 없다.

일반 도시에서 총량 규제를 받고 있는 대형마트는 한 곳 없고, 영화관과 백화점, 도서관, 공연장, 놀이시설을 이용하려면 인근 대전과 조치원, 공주를 떠돌아야한다. 때문에 세종시로 이사한 외지인들은 주말이면 대천 앞바다 등 서해안이나 충남지역 내 명승지, 인근 외지로 가족나들이를 떠나고 있다.

충남대 세종의원 개원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가까운 종합병원과 다양한 의원 선택권없는 세종은 외지인들에게 여전히 불편하다.

새벽에는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도시, 밤11시를 넘으면 암흑도시가 돼버리는 두 얼굴의 세종시도 이주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주위가 온통 공사판이다 보니, 맘편한 산책도 주저하고 아이들을 맘껏 뛰어놀게 하기도 부담스럽다.

명품 스마트 교육을 꿈꾸던 학부모들은 행정 당국의 수요예측 실패로 자녀들을 인근 읍ㆍ면지역으로 보내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도 하다.

세계적 '명품도시'를 꿈꾸고 있는 세종시. 이에 대한 관계기관의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백운석ㆍ이희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