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유통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A(34ㆍ여)씨. 입사 11년차인데 평사원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고졸이란 점이 크게 작용했다.
A씨는 “임금차이뿐만 아니라 고졸 사원 중에는 근무경력 20년이 돼도 평사원인 경우도 많다”고 소위 '학력 카스트 제도'가 여전함을 지적했다. 이어 “승진 시험 기회는 고졸사원에도 주어지지만 정작 승진자를 보면 (대졸자가 많아) 이런 것들이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수년 전부터 지자체나 관공서는 고졸 특별 전형을 앞다퉈 내놓으며 우대하겠다고 홍보했다. 금융권도 고졸행원 채용 폭을 넓혔다. 채용 문턱 뿐만 아니라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도 좁혀졌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지난해 전국 100인 이상 542개 기업의 임금을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은 월평균 255만 4000원, 고졸 생산직은 208만 4000원으로 나타났다. 대졸초임 대비 고졸 생산직 임금수준은 2008년 78.6%에서 지난해 81.6%로 높아졌다. 하지만, 앞서 유통업체 여직원 사례에서 보듯 고졸과 대졸 간에는 엄연한 벽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말 대전의 모 특성화고 3학년 재학 중 시중은행에 취업한 B(20ㆍ여)씨도 비슷한 처지다.
금융관련 자격증으로 무장했지만, 대졸 행원과의 격차를 실감하고 있다. B씨는 “대졸 행원은 1년이 지나면 주임에서 계장으로 승진하는 데 고졸은 5년이 지나야 계장을 달 수 있다”고 승진 기간의 격차를 전했다.
학력차별은 고졸과 대졸자 만의 문제는 아니다. 명문대와 지방대의 차별도 존재한다.
민주통합당 이용섭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고위공무원 명단에 따르면 전체 1527명 가운데 수도권대가 1272명(83.3%)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서울대(451), 연세대(139), 고려대(132) 등 이른바 SKY대학이 절반에 가까운 722명(47.2%)에 달했다.
반면 지방대 출신은 15.8%에 그쳤다. 학력차별은 사회 구성원의 위화감뿐만 아니라 고학력 지상주의 등 부작용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관(官)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 지도층의 인식 전환이 시급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학력차별을 법률로써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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