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고, 동감은 상대와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또한 공감은 똑같이 느끼지 않아도 그 상황이 수긍이 간다는 뜻이지만, 동감은 상대와 나의 가치관이 같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정신적 결합이다.
쉽게 말하면 공감은 의견 혹은 생각은 다르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마음이 기본이다. 동감은 말 그대로 생각이 같다는 것이다.
그럼 다르다와 틀리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르다는 것은 그저 다를 뿐이다. 일반적인 소통에서도 흰색과 검은색은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와 다르면 틀리다고 단정을 하곤 한다. 그래서 갈등이 빚어지고,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물론 매사 누구나와 동감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결코 그럴 수 없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다못해 나 스스로도 아침 생각 다르고 저녁 생각이 다른데 하물며 타인에 대해선 그 기대 자체가 큰 욕심이다.
가정에서 본다면, 우리의 착각 제 1순위, 나와 무촌인 내 남편만큼은 나와 동감이길 원한다. “당연히 같은 생각을 해야 일심동체 부부 아니겠느냐”고 당찬 착각들을 너무 쉽게 한다는 것이다. 동감을 못하면 남편은 그대로 '남의 편'이 되고, 그래서 '그 남의 편'에게 섭섭해하고 타도의 대상으로 만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모처럼만에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 시작은 아주 좋다. 왜? 생각이 같기에, “역시 우리는 일심동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다가 뉴스 화면에 요즘 한창 진실게임중인 박모 배우의 성 관련 사건에 이르게 된다.
박모 배우에 호감이 있었던 아내, 그리고 그 배우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보며 정신 못 차리는 아내가 영 못마땅하기도 했던 남편.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엉뚱한 결론에 이르게 되고 말았다.
“문제의 근원은 여자의 꼬리야, 그 꼬리에 잘 나가던 한 남자의 인생이 급추락의 길을 걷게 되는거구. 여자들이 문제라니까”, “뭔 소리를 하는거야. 절제를 알아야지, 인간이 왜 인간인데, 그저 남자들이란 쯧쯧쯧”. 부부는 각자 열렬하게 남녀를 성토하다가 급기야는 연애시절 누가 먼저 프러포즈를 했다느니, 그때 당신이 나를 그만… 뭐 등등 이런저런 그들의 부부관계로 이야기가 튀면서 부부싸움만 격렬하게 했다는 것이다.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들은 실화다.
박 모 배우의 진실공방전으로 모처럼 와인잔을 기울이며 달콤하던 대화의 시간은 파국을 맞았는데, 왜 그럴까?
우리는 대화를 잘 즐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건 아닐까? 그럼 왜 대화를 즐기지 못하는 걸까? 우리가 흔히 하는 말처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다르면 다른대로, 같으면 같은 데로 “그럴 수도 있겠다” 정도에 머물면 대화의 날개가 펼쳐질 수 있는데, 그만 우리의 한계, 생각이 다르면 어떻게든 상대방을 설득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려는 의지에 불타게 된다. 안타까운 욕심, 그래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그만 상대방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 자체를 즐겨라! 공감도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머리로는 누구나 이해하지만 문제는 실천에 옮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감'을 머리와 몸이 기억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 방법은 자꾸 해보는 것이다.
봄꽃 만큼 아름다운 '대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 퇴근 후에는 아내와,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 공감하고 이야기 나누는 연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한다. 사랑은 표현할 때만이 제대로 꽃필 수 있다는 것. 이것만 기억한다면 새 봄을 더욱 따사롭고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