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는 21일 유신체제하에서 민주화운동을 탄압하는 도구가 됐던 긴급조치 1ㆍ2ㆍ9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박한철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지명된 가운데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재판관들이 착석한 모습. [연합뉴스 제공] |
헌법재판소가 21일 1970년대 긴급조치 1ㆍ2ㆍ9호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른 오종상씨 등 6명이 2010년 헌법소원을 제기한 지 3년 만이다.
헌재는 이날 “초헌법적 국가긴급권을 창설하는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오씨 등이 제기한 대통령 긴급조치 1ㆍ2ㆍ9호의 헌법소원 심판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긴급조치 1ㆍ2호에 대해 “집권세력에 정치적 반대 의사 표시는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고 국가 안전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의 핵심적 보장영역 안에 있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긴급조치 9호에 대해서도 “주권자의 헌법개정권력자인 국민은 당연히 유신헌법의 문제점을 주장하고 청원할 수 있는데 이를 금지하는 긴급조치 9호는 국민주권주의에 비춰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헌재는 유신헌법 53조에 대해서는 “긴급조치 발동을 위한 근거일뿐이므로 유신헌법 53조는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박정희 정권에 선포된 유신헌법 53조는 '대통령이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잠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했고, 이를 근거로 긴급조치가 잇달아 발동됐다.
박정희 1974년 법원의 영장 없이 인신구속을 가능하게 하는 긴급조치 1호와 긴급조치 위반자를 비상군법회의에 회부하는 긴급조치 2호를 발동했다. 75년에는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유사시 병력을 출동시킬 수 있는 9호가 발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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