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고전소설을 영화화한 '안나 카레니나'는 오직 사랑만을 위해 모든 걸 던진 비련의 여인, 파국을 부르는 비극적 사랑을 다루고 있다. 반면 '연애의 온도'는 사랑에 대한 달달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버린 영화. '안나 카레니나'가 두 연인의 만남부터 시작한다면 '연애의 온도'는 두 연인의 이별부터 시작된다. 사소한 다툼으로 헤어진 커플이 서로를 잊지 못해 다시 만나고, 또 다시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연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안나 카레니나 |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1877년 작품. 올해로 발표된지 136년이 됐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다. 스크린으로 옮겨진 횟수만 TV 미니시리즈를 포함해 총 32번이며 세계 영화사에 알려진 것만도 12번이다. 그레타 가르보가 출연한 1935년 작, 비비안 리가 출연한 1948년 작, 소피 마르소가 출연한 1997년 작이 유명하다. 이번 영화에서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안나 카레니나로 출연, 기존과는 또 다른 느낌의 '안나'를 창조했다는 평이다.
고루하고 진지한 남편 역은 주드 로가 맡아 연기변신을 꾀했다. 진지하고 고지식한 성격의 남편이 정치가로서의 체면과 아내에 대한 사랑을 오가는 복잡한 심리를 제대로 소화해냈다.
파격적인 영화의 형식도 화제가 되고 있다. 연극처럼 무대를 활용하며 한 편의 연극처럼 영화를 꾸며 '연극과 영화가 우아하게 결합됐다'는 평이다. 특히 인물의 동선이나 감정에 따라 무대가 절묘하게 바뀐다는 점에서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으며, 제작진은 이를 위해 4개의 대형 무대와 100여개의 세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제작사는 <레미제라블>(2012)을 만든 워킹타이틀이며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연애의 온도 |
'무조건 진짜처럼 보이게 하자'는 컨셉트 아래 다큐멘터리에서 차용한 인터뷰 형식으로 속마음을 살짝 내비치는가 하면 과감한 '핸드헬드' 촬영 방식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을 오롯이 전한다. 단물 쪽 뺀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포장 없이 보여주는 솔직담백함이 매력있다.
사내 커플인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은 3년간 비밀연애를 했지만 어느날 헤어진다. 하지만 같은 은행에 다니기에 매일 얼굴을 보고 살아야 동희와 영. 둘의 날선 신경전은 시작되고 공동 소유했던 물건들에 대한 지분 싸움도 벌인다. 서로에게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사이 동희는 젊은 대학생 여자친구를 만들고, 영은 다른 지점 '훈남'과 데이트를 즐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점차 서로가 그리워지는데…. 남자 주인공 이민기는 영화 '해운대'에서 수상구조대원으로 등장했었고, 영화 '오싹한 연애' 이후 약 1년만에 컴백했다.
김의화 기자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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