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호 동구의회 의원 |
그러나 오늘의 대전역세권은 4년전 잉태한 쌍둥이빌딩 말고는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역세권르네상스는 고사하고, 대전역사 하나를 새로 짓는 것도 동구와 대전시, 코레일, 철도시설공단이 합의를 제대로 못하니, 무엇을 기대하랴!
그나마 어렵사리 대전역사 증축계획이 2008년에 마련되어 2011년 말까지 설계가 끝났는데, 공사를 앞두고 돌연 철도시설공단이 틀어버리는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22년 전부터 좌절됐던 민자백화점 역사는 아니더라도, 4개 기관이 합의해 대합실이 두 배로 늘어난 역무기능의 역사 외에, 400대 수용의 주차장 확보, 대전역 광장을 조금이나마 복원하고자 한 계획이었는데 말이다. 그저 대합실만 넓히는 것으로 끝내자는 것이다. 모든 행정절차가 끝난 상태에서 이를 갑자기 번복하는 것은 행정의 'ㅎ'자도 모르는 일이거니와, 4개 기관 간의 자존심을 해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욱이 대전시민과 철도 고객을 얼마나 우습게 보았으면 이럴까, 분노가 치민다.
대전역은 1일 5만여명이 이용하며 연간 1800만명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전국에서 네 번째로 큰 역이다. 이보다 훨씬 못한 철도역들도 많은 투자유치로 위용을 뽐내는데 대전역은 따돌림받고 있다. 대전역의 따돌림은 관련기관의 따돌림이 아니다. 바로 대전시민에 대한 따돌림이요, 이를 군소리 없이 이용하는 1800만명에 대한 따돌림이다. 지방자치 시대와 무한 고객감동서비스 시대를 살아가면서 대전역의 증축을 누구의 눈높이에 맞추어 지어야 하는지는 자명하지 않을까?
대전역 증축문제가 왜 중요한가? 쌍둥이빌딩과 명품 대전역 증축은 곧 대전역세권 재정비의 기폭제가 되기 때문이다. 2006년에 고시된 대전역세권은 88만7000㎡로, 삼성4가~원동4가~대동5가~성남4가를 잇는 11개 블록이다. 그중에서 8개 블록은 토지주가 민간인이고, 3개 블록은 토지주가 대부분 코레일을 포함한 국공유지다. 그래서 5년 전 대전시에서 역세권르네상스 운운하면서 4차례나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설명회를 거듭할수록 고성이 난무할 뿐,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설명회는 아니었다. 도시정비법에 까막눈인 노약자들에게 추진위원회와 조합을 구성하라는 것도 무리지만, 부동산에 대하여 선보상이 아닌 사후정산으로 재산권에 대한 불안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민간소유의 8개 블록은 쥐죽은 듯 조용하다. 8개 블록에 투자심리를 부추기려면, 역사 증축을 포함한 3개 블록의 재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3개 블록 중 가장 우선 명품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 대전역사다.
최근 삼성4가~원동4가를 잇는 지하상가 조성안이 떠오르고 있다. 기존 충남도청까지의 지하상가와 연계한 T자형 지하상가를 통해, 역세권 재정비와 재래시장 및 충남도청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면 민자유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제 역세권 개발은 더는 늦출 수도 늦춰서도 안 된다. 대전의 관문이고 얼굴이며, 원도심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옛 충남도청 건물에 '원도심 배려가 대전시정의 원칙'이라고 대형현수막을 걸어 원도심 주민들을 달래고 있다. 그렇다면 원도심의 심장이요 대전의 자존심인 대전역사를 포함한 3개 블록만이라도 우선 개발될 수 있도록 4개 기관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조속히 4개 기관이 역세권 재정비전담 TF팀을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