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미술관에 간 화학자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미술관에 간 화학자

화학자 전창림의 시선에서 본 미술작품의 감춰진 이야기

  • 승인 2013-03-20 14:06
  • 신문게재 2013-03-21 11면
  • 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상임이사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상임이사
▲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상임이사 
<br />
▲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상임이사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직업병'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서 '직업병'이란 산업재해로서의 직업병이 아니라 사물이나 세상을 보는 시각이 평범하지 않고 자기 직업과 연관시키는 경우가 잦을 경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하는 '직업병'을 말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경영컨설팅업을 하면서 창업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을 자주 진행하다 보니 심각한 '직업병'을 앓고 있다. 어느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도, 그저 거리를 걸으면서도 음식과 산책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고 동네 가게의 특징이나 간판, 인테리어를 세심하게 살피는가 하면, 또 새로운 동네에 가서는 나도 모르게 유동인구와 업장 고객들의 회전 수를 계산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결국 여가시간에도 직업에서 해방되지 않는 셈이다. 물론 이것을 스트레스로 느낀다면 한 없이 괴롭겠지만, 즐거움으로 승화시킨다면 밥도 먹으면서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를 즐겁게 쌓을 수도 있으니 그리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 같은 미술 작품을 보는 데에도 위에서 말한 직업병이 존재할까? 일단 이 책의 저자 전창림 박사는 확실한 직업병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심지어 그 직업병이 그 내용을 책으로 써 내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보통 예술 작품을 보게되면 각자 다양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역사학자가 보게 될 경우 그림의 역사적인 면을 더욱 자세하기 살펴 보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미술학도가 보게 될 경우 그림의 기법을 더욱 자세히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술을 화학자의 입장에서 분석했다. 미술 작품을 화학이라는 과학의 시선에서 보다니 벌써부터 학창시절 많은 학생들을 괴롭혔던 화학이라는 과목에 치를 떨며 고개를 젓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있다. 더구나 미술은 화학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를 두고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으로 먹고 사는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미술의 주재료인 물감이 바로 화학으로 탄생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캔버스의 물감이 마르고 발색하고 퇴색하는 모든 과정이 '화학 작용'이며, 화학으로 인해 미술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 얘기로 가득하다.

2007년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최근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서양의 작품 뿐만 아니라 김홍도, 신윤복 등 우리 화가들의 작품까지 조명했다. 그 동안 다양한 미술책을 보면서 미술관을 다녔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 하나를 더 해보자. 이미 많은 감상 시간을 가졌던 작품들에서도 새로운 면들이 보일 것이고,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백북스(100books.kr)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학습독서공동체로 학습독서, 균형독서, 평생학습, 친목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임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