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호 YK경영컨설팅 대표백북스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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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또한 경영컨설팅업을 하면서 창업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을 자주 진행하다 보니 심각한 '직업병'을 앓고 있다. 어느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도, 그저 거리를 걸으면서도 음식과 산책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고 동네 가게의 특징이나 간판, 인테리어를 세심하게 살피는가 하면, 또 새로운 동네에 가서는 나도 모르게 유동인구와 업장 고객들의 회전 수를 계산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결국 여가시간에도 직업에서 해방되지 않는 셈이다. 물론 이것을 스트레스로 느낀다면 한 없이 괴롭겠지만, 즐거움으로 승화시킨다면 밥도 먹으면서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를 즐겁게 쌓을 수도 있으니 그리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보통 예술 작품을 보게되면 각자 다양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데, 역사학자가 보게 될 경우 그림의 역사적인 면을 더욱 자세하기 살펴 보는 경우가 있을 것이고, 미술학도가 보게 될 경우 그림의 기법을 더욱 자세히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술을 화학자의 입장에서 분석했다. 미술 작품을 화학이라는 과학의 시선에서 보다니 벌써부터 학창시절 많은 학생들을 괴롭혔던 화학이라는 과목에 치를 떨며 고개를 젓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있다. 더구나 미술은 화학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를 두고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으로 먹고 사는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미술의 주재료인 물감이 바로 화학으로 탄생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캔버스의 물감이 마르고 발색하고 퇴색하는 모든 과정이 '화학 작용'이며, 화학으로 인해 미술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 얘기로 가득하다.
2007년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최근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서양의 작품 뿐만 아니라 김홍도, 신윤복 등 우리 화가들의 작품까지 조명했다. 그 동안 다양한 미술책을 보면서 미술관을 다녔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 하나를 더 해보자. 이미 많은 감상 시간을 가졌던 작품들에서도 새로운 면들이 보일 것이고,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백북스(100books.kr)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학습독서공동체로 학습독서, 균형독서, 평생학습, 친목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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