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 직원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정책 활성화를 위해 무기명으로 운영되는 '행정포털 토론방'이 자칫 '마녀사냥'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토론방 내에서는 정책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글도 있는 반면, 일부 간부들을 인신공격하거나 비방하는 글도 있어 토론방 운영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도에 따르면 올해 토론방에 올라온 게시물 수는 이달 현재까지 총 220건으로 하루 평균 4.4건의 토론이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토론된 총 423건, 하루 평균 1.6건에 비해 약 3건이 많은 수치로, 올들어 토론의 장이 보다 활성화 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중에는 도청내 몇몇 직원들을 비방하거나 깎아내리는 글이 섞여 있어 상당수 직원들은 토론방 운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글들은 특정 사무관이나 간부급 공무원들을 암시적으로 제시, 비난하고 있어 해당 공무원과 함께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까지 혼란에 휩싸이는 등 '마녀사냥'의 도구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 분은 정말 밉상이다'라는 형식으로 글을 올려 '익명성'을 무기로 상대방을 직ㆍ간접적으로 인신공격하는 글도 게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도청의 A직원은 “가끔 토론방을 들어갈 때마다 일부 글들은 지나치게 노골적이라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토론방 내에 달리는 댓글 역시 한 사람이 무제한으로 달수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기존 취지에 맞는 좋은 토론주제를 올려놔도 토론방 내부 분위기를 몰아가는 불특정 소수 인원들이 지속적으로 댓글을 통해 여론을 주도, 그 의미가 퇴색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사정이 어렇다 보니 토론방의 취지에 어긋난 '마녀사냥'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포털 무기명 토론방 운영취지에 대해서는 100% 찬성하지만, 1건의 잘못된 토론이 전체적인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며 “익명이란 이름으로 거론되는 댓글, 게재글에 대한 보다 세밀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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