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의 핵심은 영농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농가 자력으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충남도내 지난해 영농폐기물은 1만9766t으로 최근 몇년간 증가하고 있다.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도 거의 방치 상태다. 그럼에도 수거체계가 미비해 아예 관습적으로 처리하는 게 현실이다.
전체 발생량의 4분의 1 정도가 수거 안 되는 이유로 농촌 고령화와 인식 부족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영농폐기물이 농촌 환경을 위협한다는 것을 알면 수집 처리할 공동집하장부터 보완하고, 수거 참여인력이 부족하면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불법 소각과 매립은 당연히 근절해야 한다. 일손이 없어 소각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분해가 잘 안 되는 폐비닐은 토양과 하천으로 화학물질을 확산시키는 등 환경 전반에 독소로 작용한다. 현재 90만t 안팎의 폐비닐이 전국 농경지 주변에 쌓여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내실 있는 농촌 쓰레기 관리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 악순환의 반복을 막지 못한다. 봄철 집중수거 캠페인 등은 일회성 정책일 뿐이다.
처리할 곳도 방법도 마땅찮아 폐기물을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수거보상장려금 인상과 수거사업자 운반비 현실화, 취약계층 공공근로를 활용한 집중 수거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바란다. 실태를 알고도 수거 체계 미흡만 들먹이는 사이 농촌 환경만 골병든다. 결국은 자치단체가 관련기관과 함께 수거·관리를 책임질 일이다.
이 경우의 관건은 안정적인 예산이 뒷받침된 정부 차원의 중장기 종합대책이다. 분리배출과 자원 재활용을 위한 주민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 친환경 비닐 개발 보급 등은 그 다음 단계다. 수거 보조금 감소가 최근 영농폐기물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거범위가 아무리 넓어도 능동적인 청소행정 서비스 개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