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세권재정비촉진계획이 추구하는 미래형 복합도시의 모습은 대전역세권복합구역에 모두 녹아 있다. 도넛처럼 대전역을 감싼 복합촉진구역(22만4700㎡)은 개발이 시작되면 고밀도 업무빌딩과 쇼핑ㆍ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 건축물의 높이가 최대 지상 300m까지 가능해 초고층빌딩이 들어설 수 있고, 최근에는 백화점까지 입점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다. 더욱이 복합촉진구역 부지 대부분이 코레일(38%)과 국공유지(49%)로 토지보상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왜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을까.
▲부담스런 기반시설비
코레일은 2008년 8월 축구장 32개 면적의 대전역세권 복합구역을 개발할 목적으로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바 있다. 코레일과 프로젝트회사가 복합구역을 공동개발하거나 사업수탁회사가 선투자후 운영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었으나, 응모기업이 하나도 없어 결국 개발사업이 무산됐다.
이는 동구 역세권이 비수도권이면서 대전에서도 주요 관공서가 떠난 원도심에 위치했다는 불리한 입지가 원인이 됐다. 또 과도한 개발심리로 토지보상가가 치솟아 민간사업자들이 역세권 개발을 주저하게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이같은 문제는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더욱이 대전역세권 복합구역을 개발할 민간사업자가 부담할 공원 기반시설조성비는 가장 큰 짐으로 여겨지고 있다. 2007년 수립된 대전역세권재정비촉진계획은 복합구역 개발에 필요한 공원과 녹지를 대전역사 양쪽의 경부선로 위에 조성하기로 되어 있다. 데크위 광장의 면적만 1만8985㎡ 규모로 이를 조성하는 데 2008년 기준 최소 51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복합구역의 계획기반시설 순부담율은 44.8%로 대전역세권 평균 23%보다 훨씬 높다.
▲복합구역 개발구상도 없어
대전역 주변 22만㎡를 고밀도 업무ㆍ상업시설로 개발하는데 코레일은 아직 구체적인 개발구상과 사업타당성 등의 기본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2010년 2월 대전시와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동구청은 업무협약으로 복합구역 개발에 각자의 역할을 분담했다. 당시 코레일은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대전역세권 복합구역의 개발방향을 수립하고 경제성 등을 분석해 개발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복합구역 개발 밑그림을 그리는 용역도 시작하지 않았으며, 최근 용산사태에 밀려 언제 개발계획이 마련될지도 예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복합구역에 할당된 공원을 경부선로 위에 3층 높이로 조성하고 버스차고지를 만든다는 것부터 민간개발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되고 있다”며 “2007년 역세권재정비촉진계획에 바뀔 부분이 있어 시가 이를 보완한 후 용역 등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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