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정부세종청사 시대 개막과 함께 새로운 총리공관도 문을 열었지만, 서울 삼청동 소재 총리공관이 국빈 영접 등 활용도면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완공된 세종 소재 총리공관은 연면적 3039㎡, 대지면적 2만㎡ 규모로, 연회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청동 옛 공관(대지 1만4990㎡, 연면적 2254㎡)에 비해 1.5배 정도 넓은 수준이다.
서울과 세종의 2곳 공관은 현재 이원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활용도만을 놓고 볼 때, 새주인이 된 세종시 총리공관은 여전히 찬밥신세다.
김황식 총리 재임시절 공식 행사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새정부 들어서도 신임 총리 임명동의안 지연 등의 일부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10여건에 그쳤다.
작년 한해 삼청동 공관에서만 200여건의 행사가 진행된 점과 비교할 때 대조를 이룬다.
국빈 영접 등에 있어 기존 관례를 쉬이 깨기 어렵다는 인식을 반영했다.
정부세종청사 장ㆍ차관 및 주요 고위직 공무원들이 세종보다 서울 체류 시간이 많은 점과 궤를 같이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반영된 관리예산 규모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됐다. 세종 공관 관리비는 6000만원인데 반해, 삼청동 공관 관리비는 6억8300만원으로 10배 이상 많았다. 1970ㆍ80년대 증ㆍ개축 등 워낙 오래된 건축물이다 보니, 보수비가 적잖이 들어간다는 게 총리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이전 초기 비효율 극복과 고착화된 수도권 중심 행사 관행에 변화를 주기위해서라도 세종 총리공관 활성화를 역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복 투자 논란을 넘어서는 삼청동 총리공관의 재활용 방안을 모색할 때라는 얘기다.
총리를 넘어 장ㆍ차관 등이 공동 활용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총리실은 현재 2곳 공관의 활성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삼청동 공관의 기능 변화와 세종 공관의 활성화 등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하지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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