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를 연고지로 밝힌 우리금융지주는 “아산시민들의 프로배구 열망을 무시할 수 없어 아산시를 제2연고지로 선정해 다음시즌 홈경기의 30~40%를 개최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엘리트 체육의 밑거름으로 여기고 가족처럼 대했던 드림식스 배구단을 잃게 된 아산시와 수많은 시민들이 실망한 상황에서 이 발언이 시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우리카드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다.
제2연고지 발언을 두고 수많은 아산시민들이 전화와 인터넷 민원창구를 통해 “아산시가 거지냐”, “설마 시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가?”, “혹시 아산시가 허락한 발언인가?”, “우리은행 불매운동에 아산시가 앞장서라”며 항의를 하는 등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아산시가 불쌍하다”, “기업입장에서는 서울이 답이다”라는 등의 표현들이 위로는커녕 아산시민들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아산시민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데는 '제2연고지 발언'의 배경이 의문스러웠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음 시즌, 그것도 불과 총 15회밖에 안 되는 홈경기 중 4~5경기를 아산시에서 개최하겠다는 것은 서울 장충체육관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만 아산 이순신체육관을 사용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아산시는 시민들의 공분을 잠재우기 위해 '시민 다독이기'보다 '발언에 대한 강력대응'을 선택했다.
한국배구연맹 신원호 사무총장은 방문을 통해 이러한 사태에 대한 시과의 뜻을 전했으나, 복기왕 시장은 “드림식스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이 나타나면 아산시에 우선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만남을 주선하기로 한 약속을 연맹이 지키지 않은 책임을 분명히 지게 될 것이다”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복 시장은 또 “아산시와의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2연고지 발언을 함으로써 아산시민들의 의견과 자존심에 상처를 준 점에 대해서 우리금융측 역시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복기왕 시장은 우리금융측 고위간부의 면담요청에도 “관계부서장이 우선 만나 진정성을 확인한 이후에 만나겠다”며 거절한 상태다.
아산=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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