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
새봄이 되면 사람들은 꿈과 희망에 대해 유난히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꿈은 살아있는 사람의 특권이며 한계가 없다. 간절히 그리며 인내하면 마침내 그 꿈은 이루어진다. 그래서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고, 꿈 넘어 꿈이 있는 사람은 위대하다고 한다.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었던 삼중 장애를 안고 있었음에도 미국 최고의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상한 헬렌 켈러. 그녀는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하고, 만질 수 없는 것을 느끼게 하며 불가능한 것을 이루어 준다고 말했다.
“내가 만약 3일 동안만 볼 수 있다면, 첫날에는 나에게 바깥세상을 활짝 열어주신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그분의 얼굴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일곱 살에 만나 50년간 함께했던 그녀의 스승, 설리번이 헬렌 켈러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해 헬렌의 자그마한 손바닥에 글자를 써주던 모습을 상상하면서 교육의 위대함을 떠올려 본다. 난폭하고 거친 헬렌이지만 장애의 고통을 잘 침해해 주는 스승 설리반이 있었기에 지적·정서적으로 큰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사실, 변화는 어느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변화는 작은 물결이 모여 큰 파도를 만들어내듯 내부에서부터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다. 사랑을 바탕으로 한 아름답고 숭고한 선생님의 가르침이 학생에게 행복한 울림이 되어 상처를 치유하고 새살을 돋게 한 것이다.
새 학년이 되면 학생도 학부모도 담임선생님에게 온 관심을 집중한다. 고경력 선생님을 바라보는 시각이 요즘 들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연로하다는 이유로 호감을 받지 못했으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그 분들의 숨겨진 가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훈육은 지침과 규정대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이 드러날 때가 많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지닌 저마다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며 중재하는 노교사의 모습에서 우리는 헬렌켈러의 스승 설리반을 발견하는 것은 아닐까? 그분들의 예방적 생활지도 노하우는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지도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시간 지키기, 신호등 지키기, 우측통행, 고운 말 쓰기, 친구 돕기' 등 학생들이 듣기 싫어하는 그 멈춤 없는 지도야말로 학생들을 바르게 키우는 자양분이다.
오늘의 우리나라를 'G20 개최국',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 세계 9위', '세계 8대 무역대국'의 자리에 서게 한 것도 끊임없는 확인으로 작은 것부터 바르게 실천하도록 한 교육의 힘이다. 미래는 현재의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더불어 행복해져야 한다. 가치있는 작은 실천의 습관화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줄 때 행복은 비로소 시작된다. 서로를 존중하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자존감을 키워주는 가르침은 학생 스스로의 행복한 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기회를 주며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학교가 져야 할 몫이다.
토마스 카알 라일은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한다”고 했다. 개학이 되면 학생들은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등교한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예 꿈과 희망이 없거나 꿈을 일찍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수많은 돌들을 만난다. 학생들의 꿈과 희망이 있는 학교,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던 돌을 디딤돌이라고 생각을 바꿔주는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 그곳이 바로 배움의 유토피아, 행복학교가 아닐까? 올해의 삼월은 더 많은 행복학교가 나올 것 같은 예감으로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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