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간담회가 14일 열렸다. 참석자들은 '기존의 역사성과 창작공간과의 관계 설정'을 비롯해 다양한 견해들을 제시했다. 한 참석자는 지역주민을 위해 융합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진다면 전국적으로 색깔 있는 마을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참석자들의 입에서 희망 섞인 많은 말들이 오고갔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가장 먼저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접근성이다. 이곳은 자동차나 도보, 둘 다 불편하다. 때문에 지난 1989년 한밭도서관이 건립되고 각 자치구별로 도서관을 세운 이후 이곳은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저 주변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독서실 기능을 제공해왔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 1월 열린 대전시 문화체육국에 대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 의원은 “중구지역 공동화현상이 심각하다”면서 “테미예술창작센터에 문화창작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라”고 주문했다. 몰라도 너무 모르는 주문이다. 세계적인 작가가 이곳에 작업실을 오픈하는 것도 아니고, 돈 없는 청년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곳에 작업실과 함께 갤러리가 조성돼 전시회가 지속적으로 열린다 해도 마을 활력소의 역할을 수행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외진 곳에 만들어진 창작공간이란 특성 때문에 활성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창작센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예산 지원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창작센터의 향후 모양새는 불을 보듯 뻔하다.
지역 젊은 작가들을 위한 창작센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려운 여건에서 애쓰는 작가들에게 정말 절실한 공간임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 인프라 확대를 위해서도 더더욱 필요하다. 그러나 접근성조차 열악한 공간을 리모델링해 마치 지역 예술인들에게 선심 쓰듯 하는 문화행정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문화행정임을 먼저 깨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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