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장애 공간 확보 시급한 원도심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무장애 공간 확보 시급한 원도심

  • 승인 2013-03-14 19:17
  • 신문게재 2013-03-15 21면
장애인과 육아 여성들은 문화·예술·체육시설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경험을 한다. 접근성부터 어려워 순식간에 문화생활을 누릴 엄두조차 못 내는 약자가 된다. 장애인과 육아여성이 문화와 여가의 주체성을 갖기란 더군다나 힘들다. 대전의 대표적 원도심인 '대흥동' 공간을 여성 시각에서 바라본 보고서는 이를 재확인해 주고 있다.

도심이 '접근이 어려운 공간'으로 방치되다시피 한 현실은 비단 '대흥동'이나 '문화공간'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보호자를 동반하고도 각종 시설 입장이 쉽지 않다는 지적은 장애인 정책, 보육 정책의 현주소를 한꺼번에 대변하는 사례다. 대흥동은 그 점에서 하나의 축소판이다.

대전 원도심의 속성상 엘리베이터 등 시설이 부실한 부분을 인정하더라도 이것이 기초적인 문화생활 욕구마저 차단하는 구실일 수는 없다. 자신의 선택권과 주도권을 갖기 힘든 장애인과 보육 세대들의 공연장, 미술관 등에 대한 접근을 아예 차단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문화 욕구나 여가 환경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공간 구조는 원도심 활성화만이 아닌 복지 측면에서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사실 계단식 구조로 된 소극장에서 놀이방 등 보육서비스 지원을 기대한다는 자체가 무리일지 모른다. 이러한 도시공간 구조는 하루아침에 바꿀 만한 성질도 아니다. 특히 부족한 것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이동로 설치를 위한 예산 지원이다. 접근 가능한 제한적 환경이라도 우선 제공하는 일은 선택 아닌 '의무'다.

지금 원도심에 절실하고 시급한 것은 보다 많은 무장애 공간 확보다. 휠체어와 유모차가 드나드는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설치, 출입문 턱 없애기는 사회적 약자 배려의 기본이다. 장애인과 육아 여성에 대한 접근권 보장은 복지를 문화 영역으로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다양한 문화를 자유로이 누릴 선택권, 이를 위한 접근권을 막는 것은 계단의 단차와 같은 편의시설 부재만이 아니다. 편견과 무관심이라는 계단도 간단한 문화생활 향유마저 가로막는 요인이다. '대흥동 보고서'에서 제기된 문제는 각 장애유형별 편의시설 확충 로드맵을 새로 만드는 데서부터 해법을 구해야 할 듯하다. 원도심 활성화가 약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 속에 진행되길 기대하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